농업은 미래 녹색 생명산업

최근 가장 핫(Hot)한 산업을 꼽으라면 단연 ‘농업’이다. 이는 사실 농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세계 무역기구(WTO) 다자간 협상과 한·미, 한·아세안 FTA 협상의 진행으로 농산물 시장 개방이 가속화되고 기후변화에 따라 각종 규제를 동반한 생물다양성 협약, 기후변화 협약 등이 체결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농업은 이러한 국내외적 상황을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을까. 현재로서는 그렇지 못 하다에 가깝지만 쉽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지난해 이명박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정의 중심축으로 하는 ‘녹색 뉴딜’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우리 농업은 ‘미래 녹색 생명산업’이자 ‘고부가 녹색 농식품 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농업에 대한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 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 유한준은 김광국의 화첩 ‘석농화원’에 붙인 발문에서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고 했다. 이를 ‘농업’에 적용해 본다면 먹을거리 생산을 위한 산업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나아가 미래형 블루오션임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농업·식품 정책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녹색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에 대한 준비’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위해 그린 바이오 기술, 첨단 융·복합 기술, 녹색 생명산업 기술, 고부가 녹색 농식품 산업 기술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을 이용한 최초 의학소재 실크단백질로 인공뼈·인체보형물 소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개발된 인공고막은 재생률 37%를 나타내는 등 실용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농업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농업강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래 농업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위해 정부가 예산을 비롯한 담당 연구개발기관의 인프라 확충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제2의 녹색혁명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세계 곡물가 파동에서 드러났듯이 농업은 이제 안보 문제와도 직결될 수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농산업으로 전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정광용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