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자본주의

빌게이츠는 2007년 하버드대 명예졸업장을 받으면서 기업이 이윤추구도 하지만 빈곤층의 삶을 개선하는 활동에 노력해야 한다는 창조적 자본주의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어 2008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창조적 자본주의란 기업과 비정부조직(NGO)이 함께 전 세계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시장시스템을 만드는 것으로 개념을 정의했다. 기업의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한 단계 나아가 기업의 의무로 규정했다.

 

그 자신이 아내 멜린다와 함께 99년 설립한 빌&멜린다 재단을 통해 제3세계 빈민구호와 질병퇴치에 힘쓴 결과 70만 명을 질병에서 구해냈으며 미국 1만 100여개 도서관에 인터넷 설치, 9천명의 대학 학비 지원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죽기 전 99%의 재산을 사회 환원하는 기부 약정을 하고 있는 빌게이츠를 통해 기업이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면서도 경영성과를 올리는 창조적 자본주의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연말 매서운 추위 속에 국내 굴지의 기업과 은행들이 함께 참여한 서민을 위한 대출 금융 시스템인 미소금융에 거는 희망이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온다.

 

1973년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야누스 교수가 20달러 때문에 고리대금업자에게 시달리던 서민을 위해 자신의 돈을 빌려 준 것이 시발이 된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이 그라민 은행 프로젝트를 탄생시켰다. 2006년에는 2천185개의 지점과 1만8천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거대은행으로 발전한 그라민 은행의 대출을 받은 600만명의 빈민들 가운데 58%가 빈곤에서 벗어났다.

 

한국에도 그라민 은행의 한국 지부인 신나라조합이 활동해 왔지만 이번에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포스코, 롯데 등 국내 대기업과 은행이 대거 참여한 미소금융은 그 시작 규모면에서 금융사각지대의 서민들에게 느껴지는 파급효과가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 미소금융이 출발 당시의 취지를 잃지 않고 잘 정착되어 전 세계에 새로운 창조경영의 수범사례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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