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받고 힘찬 새해를

서민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서울의 유명 병원에서는 몇 백만원 짜리 검진이 행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비용에 따른 효과를 생각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하는 건강검진과 암검진보다 나을 게 없는 검사를 큰돈을 들여서 하는 것일 뿐이다. 검진이란 흔하게 발생하는 중요 질환에 대한 선별 검사를 할 수 있으면 된다. 발병률이 아주 낮은 병까지 걱정하면서 살 필요는 없는 것이다. 또 이런 질환들은 조기 발견을 해도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국가 건강 검진을 통해 우리가 확인 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이 있을까?

 

두통이나 흉통을 느꼈다면 중풍이나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고지혈증은 증상이 없어 혈액 검사로만 확인이 가능한데 성인병 검진에 고지혈증 관련 3가지 검사가 완벽하게 포함되어 있다. 당뇨병 초기와 상당히 진행된 고혈압에서도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건강검진만 한다면 조기 발견이 가능 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은 뇌경색과 심근경색의 중요 원인으로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이 있었다면 빈혈을 확인하고 싶을 것이다. 심한 여성빈혈 환자에서는 자궁근종이 흔하게 있는데 빈혈이 확인된다면 자궁 초음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에 음주가 잦은 경우에는 간이 염려될 것이다. 간 기능 이상이 있다면 적정 음주를 초과한 상태이니 금주를 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울증은 자살을 유발할 수 있는 정신과 질환 중에 응급치료를 요하는 경우이다. 문진표를 성실히 작성했다면 우울증에 관한 경고와 치료 권유를 받을 수 있다. 과체중이 걱정되었다면 체질량이 25를 초과했는지, 허리둘레가 권장치를 벗어났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비만이라면 운동과 식이요법 등이 필요하다.

 

소화불량이나 속쓰림이 있었다면 위 내시경이 필요하다. 40세부터는 위암검사가 가능하다. 조기 위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내시경 중 우연히 발견된다. 진행된 위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아직 치료 가능성은 높다. 50대부터는 대장암 검사가 추가된다. 서구화되는 식생활은 대장암을 증가시키고 있다. 대변검사에서 잠혈이 확인되면 대장 내시경을 하게 된다. 대장 내시경에 이상이 없다면 5년간은 안심해도 된다. 작은 용종은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내시경을 하면서 제거할 수도 있다. 조기에 용종을 제거했다면 그만큼 대장암의 가능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대장암은 수술에 의한 치료 경과가 좋은 암이다. 검진이 아니었다면 병을 키웠을 수도 있다.

 

여성들에게는 자궁암과 유방암 검진이 추가된다. 최근에는 자궁암 백신이 있어 예방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에게는 두려운 질병이다.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므로 빠져서는 안 되는 검사다.

 

만성 간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는 간암 검진이 일부에서 가능하다. 6개월 이내의 정기 검사가 필요한 만성 간질환 환자에게는 꼭 필요한 검사이다.

 

65세 이상 노인에게는 치매문진이 포함되고 65세 여성노인에게는 골다공증 검사가 추가된다. 건강 검진은 매년 진화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줄을 세워 하던 형식적인 검사가 아니다. 한국인에 흔하면서도, 조기 발견의 효과가 좋고, 연령에 따라 필요한 검사로 구성되어 있다. 2010년부터는 동네 의원에서도 검진을 받을 수 있게 검진기관 지정 요건이 완화된다. 평소에 진료를 받던 의원에서 모든 국민이 쉽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달이 되었다. 백만불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검진을 받고 새해를 힘차게 맞이하자.  /류 센 경기도의사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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