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KOTRA에서 첫 직장생활을 하면서 했던 업무는 우리 중소기업들의 대미 수출품목이 미국의 GSP 혜택을 받는지 확인해주는 일이었다. GSP는 선진국의 개도국에 대한 특혜관세제도로 GSP 혜택을 받는 품목은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었다. 개도국은 선진국과는 경쟁이 안되니 개도국산 제품에는 특혜를 주자는 대 개도국 지원프로그램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발전하고 수출이 증가하면서 1989년 미국은 한국을 GSP 공여 대상국에서 제외했고, 18년 후인 2007년 한국은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FTA를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FTA는 서로간에 무역장벽을 허물자는 것이니 이는 곧 한국이 미국과 맞대결을 해도 될 만큼 산업이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주력 산업도 과거 섬유, 신발, 합판 등 경공업에서 지금은 자동차, 철강, 조선,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등 고부가 첨단산업, 중화학산업으로 변화됐다. 그리고 반도체, 선박, LCD 디스플레이 등 많은 품목들이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들이 세계 최고가 되는데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기업이 하나의 일류 상품을 만드는데는 수 많은 중소기업들의 부품이 필요하고, 부품의 품질이 받쳐주지 않으면 일류 상품이 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올 9월 한국의 수출 순위가 세계 9위로 사상 처음으로 10강에 진입했다고 한다. 11위 까지 올라간 것이 1990년인데, 그후 11~13위에서 오락가락 하면서 한번도 10위 안에 든 적이 없다가 드디어 20여년만에 10위권으로 진입한 것이다. 더구나 이러한 성적이 금년처럼 세계 경제가 악화된 상태에서 거둔 것이어서 더욱 더 값어치가 있다고 하겠다. 1950년 이후 수출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국가는 일본, 중국, 우리나라 3개국에 불과하다고 하니, 수출 10강이 주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 자원이 부족하고, 내수가 적은 우리나라에서 수출은 항상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고, 그 뒤에는 불철주야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는 우리 기업인들이 있다. 바로 그들이 수출 10강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니, 우리 모두 이들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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