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와 안산시 그리고 화성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해발 238.8m의 칠보산(七寶山)은 산삼, 맷돌, 잣나무 등 일곱가지 보물이 있다 해서 칠보산이라 불려지게 되었다는 전설이 서려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근래 들어 등산객들로 붐비는 산이기도 하다.
칠보산 정상에서 가파른 동쪽능선을 타고 10분 정도 내려오다 보면 초가집 서너채 정도를 합친 규모의 큰 바위를 만날 수 있는데, 바위에 올라서면 먼 광교산 줄기는 물론 수원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명당자리다. 바위 중간에는 어른 1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평편한 곳이 있는데 주변에는 촛농이 흩어져 있고 바위에 십자가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무속인들의 기도 장소이기도 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칠보산 자락 ‘원호매’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지금도 칠보산 아래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필자는 가슴이 답답할 때면 안개바위를 찾곤 한다. 안개바위에 앉아 바위의 기를 받으며 심신을 가다듬을 때면 온갖 잡생각이 없어지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다.
수원지명총람에 따르면 옛날 일기 예보가 없던 시절에 마을 사람들은 안개바위 부근의 안개와 구름모양에 따라 날씨를 알 수 있어서 농사를 짓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아침 노을은 비, 저녁 노을은 쾌청, 청개구리가 울면 비가 올 징조 등 옛부터 날씨에 관한 속담이 많으며 선조들은 하늘의 모양, 소리, 동물의 움직임을 보면서 날씨를 예견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이상기온 등으로 일기예보가 빗나가는 경우가 많아 기상청이 애를 먹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기상·기후산업 육성’ 정책이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지정되면서 이달부터는 민간사업자도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일기예보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문득 안개바위가 떠올랐다.
칠보산을 찾는 분들께서는 약간의 발품을 팔아 안개바위를 찾아 잠시 나마 웅장한 바위의 기를 받으면서 바쁜 일상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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