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모든 나라 정치인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짓말을 한다. 아니 보통사람도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때로는 의도적으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

 

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 거짓말에는 뚜렷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 개체발생의 의미로 본다면 생존에 대한 본능이 그 목적이다. 진화론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거짓말은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속에 이기적 유전자를 퍼뜨려 왔다. 드물지만 어떠한 행위의 진정성을 위해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필요한 것은 존재한다는 명제는 거짓말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인간의 아름다움, 사랑하는 힘이 긍정적 필요성에 의해 보존되어 온 것이라면, 미움, 악, 거짓말 또한 다른 필요성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다. 카인이 태초에 하나님에게 아벨의 죽음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을 시작으로 인류는 지금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문제는 거짓말에 대한 스스로의 자각과 부끄러움이 동반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보통사람들과 정치인들이 행하는 거짓말의 근본적인 차이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거짓말에는 어떠한 진정성도 없고, 부끄러움도 없다. 대의적 명분도 없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에만 기댄 채 안하무인의 태도로 일관한다.

 

그들에게 민중은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밀어붙이기, 세종시 논란의 중심에 거짓말이 있다. 이 거짓말들은 인지부조화 이론의 궤적을 따른다. 첫 거짓말에 이유를 대면, 다음 거짓말의 이유가 따라온다. 진실과 궤적을 달리하게 된 큰 거짓말을 하게 될 때, 이미 이성은 마비되고 스스로 거짓말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입바른 소리처럼 국민을 위한다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기 시작한다. 세상에 대한 부끄러움이 없다. 위정가들의 삶은 그렇게 완성된다.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짓말 덩어리들은 민중들의 삶을 짓밟고 있다. 정치인들의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민중들은 계속 유린당하고 불신과 의심에 익숙한 사람들이 된다.

 

삶이 거칠어지고 세상이 비틀리는 이유다. 참말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이명박 정부의 진정성이 느껴질 수 있도록 참말을 하라.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이영문 아주대의료원 정신건강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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