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TV에서 ‘학교가 숲으로 들어왔다’라는 특집방송을 본 적이 있다. 유럽에서 숲과 논밭 등 자연환경을 교육테마로 하는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성공리에 운영되고 있는 내용이었다.
이런 곳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어린이들은 자연과 교감하면서 신체의 면역력이 좋아질 뿐 아니라 도시의 학생들에 비해 창의성, 모험심, 감수성이 더 높게 나타난다는 전문기관의 분석이 더욱 흥미로웠다.
또 이 방송은 지리산 자락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아토피 보건학교를 소개했다. 서울을 비롯한 도시권에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 이 학교로 유학을 와서 자연과 더불어 공부를 하면서 심성을 도야하고 아토피도 치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학생수는 지난해 개교 당시 18명에서 올해 33명으로 늘었다.
다른 곳에서도 이 학교를 벤치마킹해 같은 유형의 학교 건립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산촌마을에 명문학교가 만들어져 그 마을의 대표브랜드가 되었고 도시로 떠난 마을 주민들이 유턴(U-turn)하고 있음은 학생수가 점차 줄어들어 고심하고 있는 대부분의 농촌학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올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전국의 110개 초등학교를 선정하여 실시하는 ‘농산어촌 전원학교 육성사업’은 의미가 사뭇 크고 그 효과가 기대된다. 용인시 백암면의 ‘장평초등학교’도 그 중 하나다.
필자도 이 학교의 ‘전원학교 추진협의회’ 위원의 한사람으로 참여하여 주민들의 뜻을 모아 전원학교 지정을 신청했고 올해 7월 승인을 받았다. 아토피 예방을 핵심 테마사업으로 삼고 생태 교육, 농촌체험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병행해 학생들의 학업의욕을 높이면서 심성과 애향심도 고취시켜 나가고 있다.
사람들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도시로 떠난다. 그러나 도시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닫힌 공간에서 자유와 감수성을 잃어가고 있다.
반면 농산어촌 전원학교는 도시학교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육당국, 지방자치단체, 학부모들이 이러한 학교들에 지원과 애정을 쏟는다면 시골에도 명문학교가 많이 들어설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신재춘 경기도의회 예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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