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움과 넉넉함이 더해가는 결실의 계절 가을, 농가에서는 자식을 키우는 심정으로 한 해 동안 정성으로 가꾼 콩, 깨, 고구마 등 농작물을 거두느라 일손이 바쁘다. 특히 올 해는 21년만에 태풍이 없는 해가 될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말해주듯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을 바라보자면 마음마저 풍성해진다.
농경문화를 일찍 꽃 피웠던 우리는 옛부터 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之天下之大本) 즉 ‘농사짓는 일을 하는 것이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말을 가장 중시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도시로 몰린 요즘, 농촌에서는 젊은 사람 찾기가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가을걷이는 고향을 지키고 있는 노인들의 몫이 됐다.
필자는 서수원 칠보산 자락에 있는 원호매실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고향을 지키며 살아오다 호매실지구택지개발사업으로 마을 전체가 없어지면서 인근 아파트로 이주한 뉴타운 이주민이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흙을 터전삼아 살아온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이런 마음 때문인지 동료 시의원들과 함께 도시농업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수원시의회 수원 도시농업 활성화 포럼’을 구성해 애착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농촌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하고 있는 중·노년층, 자연을 관찰하고 배우면서 품성도 순화할 수 있는 자녀들을 위해 도시농업의 새로운 컨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아파트 단지 및 일반 주택가에 방치되어 있는 짜투리 땅, 하천이나 호수 주변의 유휴지 등을 조성해 계절별로 각종 작물을 심고 가꾸면 고향에 대한 향수와 수확의 기쁨, 농업체험교육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도시근교 교외로 눈을 돌리면 경작하지 않고 있는 휴경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치단체에서 이를 농업체험농원으로 조성해 아파트단지 주민끼리 또는 몇몇 가족단위로 공동으로 작물을 키울 수 있게 제공한다면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이는 곧 정부의 저탄소 녹색환경 정책에 부합되는 등 여러 면에서 많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이다. 특히 농촌의 가을걷이를 떠올리는 고향을 떠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안을 주면서 말이다.
/홍기동 수원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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