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임금 탄신일

 

일반적으로 해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태어난 날을 가리켜 생일(生日)이라 하고, 이를 높여 생신(生辰)이라고 하며 죽은 사람의 생신에 지내는 차례를 생신차례(生辰茶禮)라고 한다. 그러나 임금이나 성인이 난 날은 탄신(誕辰), 귀인(貴人)이 태어남을 높이어 일컫는 말은 탄생(誕生), 탄생한 날을 탄생일, 탄생일을 줄여서 탄일(誕日)이라고 한다. 또한 임금이나 성인(聖人)이 탄생하는 것을 탄강(誕降)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27대의 왕이 있었으나 국조(國祖)로서의 태조에게만 ‘탄강’이라고 하였고 그 외의 임금에게는 대체로 ‘탄신’이라고 실록에 나타나는데 그것은 한 나라를 세운 왕은 하늘에서 내린다는 뜻으로 탄강이라 하였던 것 같다.

흔히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이 세상에 태어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축하파티를 갖지만, 죽은 후에는 기일(忌日)을 중심으로 가족 친척들이 모여 돌아가신 분의 추모제를 지내게 되는데, 조선시대에는 임금의 탄신일·정월 초하루(正朝)·동지를 삼명일(三名日) 또는 삼명절(三名節)이라 하여 승하하신 임금의 탄신일을 명절로 간주하고 다례 또는 작헌례를 올렸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모신 전주의 경기전이 있고 수원에는 정조의 어진이 봉안된 화령전이 있다. 이 화령전은 1800년 6월28일 정조 서거 이후, 순조 원년 4월29일 완성하여 정조 어진을 받들게 되었는데 순조는 화성에 묻힌 선왕 정조를 찾아갈 때마다 이 전각에 예(禮)를 올렸으며 재위 34년 기간에 10회의 친제(親祭)와 마지막 두 차례는 왕세자가 따라 나와 아헌례를 올리기도 한 곳이다.

정조임금 탄신일은 1752년 9월22일이고(음력) 그로부터 257년이 흘렀다. 수원은 화령전이 자리한 지역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설이나 추석은 물론 정조임금 탄신일에 살아생전의 잔치를 여는 것처럼 제참례자 및 참가자의 배례와 음복례로 효와 경(敬)을 실천한다면 가장 한국적이고 아름다운 축제문화로 정착될 것으로 믿는다.

/강무강 수원차(茶)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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