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0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제정한 정신건강의 날이다. 정신건강과 문화의 연대라는 틀에서 감히 사진전을 열었다. 제목 또한 ‘마음’을 ‘담다’라는 화두로 시작했다. 이러한 무모와 대담은 이제 누구나 어디서든 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보편성을 전제로 한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의 손을 떠난 문화의 평등이 사진을 통해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시대정신을 느꼈기 때문이다.
카메라가 만들어 진 것은 지금부터 약 150년 전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미 그리스 시대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두운 방에 조그만 구멍을 내고, 그 구멍을 통해 밖의 사물이 거꾸로 방의 벽에 비치는 현상을 발견하였고, 1500년이 지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같은 현상에 주목하였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카메라 옵스큐라’로 명명하였다. 이것은 ‘어두운 방’이라는 뜻이 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카메라는 방을 의미한다. 밀실 한 켠에 희미한 빛만이 존재하는 작고 어두운 방. 그 속에서 우리는 광장을 본다. 그리고 광장의 사람을 담아 본다. 밀실이 없다면 광장을 볼 수가 없고, 광장이 없다면 구태여 밀실을 만들 이유도 없다.
이렇듯 밀실과 광장의 대립구조는 정신건강의 영역에도 적용된다. 정신장애를 앓는 사람들, 삶을 등진 채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로 살아가는 공간은 밀실이다. 어두운 방 혹은 폐쇄된 공간에서 사회로부터 고립된 형태의 삶을 살아간다. 탈시설화, 탈병원화를 주창한 지역사회 운동은 바로 이들을 밀실로부터 민중들의 광장으로 이끈다는 사회정의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광장은 모든 민주주의의 시작점이자 종결점이 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서울광장은 여전히 굳게 닫혀있다. 정신건강의 측면에서도 광장은 다시 열려야 한다. 끊임없이 밀실의 사람들을 불러오고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밀실정치’라는 말은 태생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말이고,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밀실과 광장의 공존이 어우러진 곳에서만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다. 그대는 과연 정신적으로 건강하신가? /이영문 아주대의료원 정신건강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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