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하면 떠오르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름달, 가족, 선물, 고향 등일 것이다. 그러나 매년 추석을 비롯한 명절 때마다 TV뉴스나 신문의 한 면을 장식하는 것은 귀성 또는 귀경 행렬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고속도로 광경이다. 이번 추석에도 국토해양부는 총 2천566만명이 전국 지역간에 이동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이 속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시내나 고속도로를 운전하고 가다보면, 운전자 옆 좌석에 성인이 어린이를 안고 타고 있다거나 뒷좌석에 방치된 어린이가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모습이 너무나 쉽게 눈에 띈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마다 어른들의 무책임과 안전 불감증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많은 실험에서 성인이 어린이를 안고 있는 상태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 어린이는 99%가 사망하는 반면, 어린이를 안고 있는 성인은 어린이가 또 하나의 ‘에어백’이 되어주기에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한 앞좌석에 탑승한 10세 이하 어린이들은 에어백으로 생명을 건지기보다 생명을 잃기 쉽다고 보고됐다. 교통사고 시 작동하는 에어백은 고온고압의 질소가스가 순식간에 시속 300~320㎞ 속도로 팽창하는데 어른이 안고 있는 아이의 경우 에어백과 더 가까워지기 때문에 그 위험성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미국 정부는 탑승자의 무게·크기·자세 등을 감지하는 센서나 카메라가 내장되어 충돌 사고 시 탑승자 보호능력이 뛰어난 어드밴스드(Advanced) 에어백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런 조항이 없다. 국내 완성차 회사들은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에는 최신형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내수용 차량에는 이러한 기능이 전혀 없는 구형 디파워드(Depowered) 에어백이나 스마트(Smart) 에어백을 차별적으로 장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 아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구시대적인 방법이라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앞차나 옆차의 조수석에서 성인이 어린이를 안고 있거나, 어린이가 앉아 있으면 경적을 울려주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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