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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국가 차원에서는 글로벌 위기 극복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주요 선진국(G20)이 주도하는 국제적 공조가 대대적으로 추진되었고, 그 결과 위기발생 1년후인 현재의 세계경제는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 위기가 끝났다고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의사회(FRB) 의장이 언급한 바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수 국가의 3/4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경기부양을 위한 국제적 공조가 착실하게 진행된 반면, 경기부양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는 보호무역조치도 늘어났다.
금년 상반기 많은 국가가 도입한 보호무역조치는 과거와 다른 경향을 보였다. 전통적인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는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저개발국 혹은 개발도상국이 일정기간 자국 산업의 보호를 통해 경쟁력을 육성하기 위한 산업통상정책을 의미했지만, 오늘날 신보호무역주의는 금융위기로 국내 고용사정이 악화된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의미의 보호주의와는 차이가 있다.
경제침체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해소하고, 자국민 고용유지를 위해 선진국들이 더 많은 보호무역주의를 발동하게 되었다. 보호주의 확산으로 경기부양 효과가 상쇄될 것이란 우려가 커짐에 따라 런던 G20 정상회의는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고 기도입된 보호무역주의를 원상회복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국제공조가 성공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과거에도 여러차례에 걸쳐 국제적 공조가 시도되었으나 성공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금년에는 협력하지 않으면 모두 패자가 될 것이란 공멸위기에 직면했기에 세계 주요국들은 합의도출이 쉽지 않은 글로벌 경기부양과 보호무역주의 배격에 합의했다.
각국 스스로 경기부양에 나서고, 다른 국가에게도 같은 조치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인식, 즉 서로 협력해야만 살 수 있다는 점을 각국이 절감할 정도의 극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와 같은 국제적 합의를 결코 도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최악의 고비를 넘겼기에 이제는 또 다시 경기부양과 보호주의 배격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것이다. 금년 중반이후 세계경제가 안정조짐을 보이고, 보호무역주의 발동이 잠잠해지고 있으나, 보호무역주의 발동 유인은 오히려 공멸위기 의식이 약화되고 국가별로 경제성장의 명암이 엇갈리는 지금 시점부터 커질 수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 경제는 무역의존도가 높았고,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최근에는 국민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수출의 비중이 더 높아짐에 따라 수출악화는 바로 실업 증가와 국민소득 감소로 나타나게 된다. 금년 상반기에는 환율이 높아 수출여건이 악화되었더라도 우리 대기업들은 원화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환율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기업들의 채산성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미칠 영향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보호무역주의 배격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를 선도해 온 우리 정부는 향후에도 주요국과의 통상외교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내년 서울 개최가 유력시되는 G20 정상회의를 보호무역주의 배격, 더 나아가 개방적 시장경제 확산의 계기로 활용하는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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