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도변을 지나다 보면 제철인지라 판매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이 강냉이다. 우리말에 진짜 고쳐야 할 단어 중 ‘옥수수’란 말이 있는데 ‘강냉이’로 써야 옳을 것 같다.
강냉이를 통상 옥수수라 부른다. 중국은 촉서(蜀黍), 일본은 옥촉서(玉蜀黍/とうもろこし/도-모로꼬시), 우리말로는 옥수수라 하는데, 원래 강냉이가 제격인 듯 하다. 사투리 같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더하다.
옥수수는 말 그대로 ‘옥 같은 수수’라는 뜻인데 이는 일본어인 한자어 ‘옥촉서’에 가깝다. 일제의 잔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 아침에 유인홍 주북6리장께서 찐 강냉이를 한 소쿠리 면 직원들 먹으라며 놓고 가셨다. 이장님은 원래 말도 없으시며, 묵묵하신 모습이 나의 미래를 보는 듯하여 내가 존경하는 분 중에 한 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느 강냉이보다 더 맛있게 먹었다. 고맙다는 전화를 드리니까, 나중에 많이 출하하면 풋 강냉이로 한 자루 더 갖다 주시겠다고 하셨다. 이보다 더한 면서기의 또 다른 낙이 있을까.
강냉이는 원래 남아메리카가 원산으로 콜럼버스의 탐험에 의해 유럽으로 전해졌고, 우리나라에는 16세기 경 중국을 거쳐 전해졌다고 한다. 중국 강남을 거쳐 들어왔기에 ‘강남에서 온 것’이라는 뜻에서 전성된 듯한 ‘강냉이’가 맞을 것 같다.
우리 외가댁은 지금은 내 고향 여주에 사시지만, 예전에는 강원도 평창에 사셨다. 여름방학에 가 보면 하루 종일 강냉이만 먹었다. 강냉이밥에 풋 강냉이에, 어떤 때는 풋 강냉이를 맷돌에 갈아 끓는 물에 밑을 숭숭 뚫은 깡통에 부어 만든 ‘올챙이국수’를 양념장을 쳐서 입에 넣으면 씹을 것도 없이 그냥 술술 넘어갔다. 올챙이처럼 생긴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강냉이가 간식으로 또는 사료용으로 쓰이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논 면적이 적은 강원도 산골에서는 주식이었던 것이다. 그 강냉이 밭이 지금은 거의 고랭지 채소밭으로 변하였다. 예전 같이 집안 주렁주렁 매달린 강냉이를 보기는 쉽지 않다.
강냉이로 면 직원들에게 인심 쓰신 존경하는 이장님께 감사드리며, 이글을 보내드린다.
강냉이와 옥수수
강 구 인
용인시 양지면장
사교육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학교는 왜 학원처럼 학부모가 원하는 만큼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가?’라는 원망이 담긴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그러나 학교는 교육과정에 근거해 학생을 교육하기때문에 학원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
교육과정이란 교육목표를 달성하기위해 필요한 교육내용을 체계적으로 구성한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 교육과정은 교과와 교과 외(재량 활동, 특별 활동)로 편성돼 있으며, 초등학교는 연간 교과 740∼952시간, 교과 외 90∼136시간, 중학교는 교과 952시간과 교과 외 170시간, 고등학교는 교과 1천20시간과 교과 외 활동 170시간을 지도하도록 돼 있다.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는 일상생활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기초 능력과,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경험, 중학교는 문제 해결력,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능력, 고등학교는 학문과 생활에 필요한 논리적·비판적·창의적 사고력과 태도를 익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인지적 측면에서 전형적인 해결 방법을 잘 찾아내는 수렴적 사고와 함께 새로운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확산적 사고를, 정의적 영역에서 사회성, 협동성 등을 키워 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학교와 학원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과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서 학부모와 학생이 겪는 학습 부담감을 외면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학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 학교는 교과학습뿐 아니라 개인 특기 신장을 위한 예체능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방과후 학교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학습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교육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사교육비를 줄이는 첩경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공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방과후 학교를 위해 교육청은 물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필요한 경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방과후 학교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학교는 학생이 필요로 하는 교육 내용을 지도해야 한다는 전제로 학교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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