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너·우리가 함께하는 보육 2

진용복 道보육시설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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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어느 TV 토크쇼에 나온 중년 여배우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며, 과거엔 무심코 부르던 ‘엄마’라는 말을 이젠 어디에서도 ‘엄마’라 소리 내 부를 수 없는 현실이 가장 슬프다며, 눈물 짓던 모습이 생각난다.

우리들의 ‘엄마’란 존재는 시대가 아무리 산업화 되고,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급증하여 가족의 형태가 변해간다 해도 모성애(母性愛) 만큼은 그 방식을 달리할 뿐 본질은 자연의 이치만큼이나 변치 않을 원리일 것이다.

우리는 그런 모성애에 기대어 엄마에게 짊어지게 한 희생, 사랑, 인내에 대한 멍에의 무게에는 무감각하면서, 그 가치를 너무나 당연시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이 순간 무수한 잠재능력과 가능성을 가진 전국의 115만 여명의 영·유아들이 엄마와 같은 마음을 가진 어린이집에 근무하고 있는 14만여 보육교사들의 품에서 자라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사회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 ‘자애로움, 영·유아와 공감력,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사고, 원만하고 조화로운 대인관계 능력, 심신의 건강 등의 개인적인 자질과 전문지식, 교육기술, 보육에 자부심을 갖는 전문적인 자질’ 등을 요구하며 정작 우리 보육교사들의 수고로움이나 그들이 제공하는 보육의 가치는 경시 된듯하여 이루 헤아릴 수 조차없이 마음이 착찹하다.

하루 12시간 남짓한 과중한 보육업무에, 업무특성상 적정 휴식이나 휴가 등 복리후생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내몰린 보육교사들에게 이에 상응하는 보수체계나 근무환경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보다는 무한한 희생과 인내, 그리고 봉사정신만을 강요한다.

모성애에 가까운 사랑으로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묵묵히 값진 희생을 감내해가는 우리 보육교사들의 수고가 그 가치를 인정받고, 정당한 보상이 뒤따를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며, 그러한 노력이 곧 선진 보육의 토대가 되고,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의 발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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