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수원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참으로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70년대부터 시작된 복원 사업이 성곽 복원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90년대 후반부터는 단순한 복원 차원을 넘어서 회복의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 들어 수원 화성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화성행궁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숨결을 느꼈을 것이다.
신풍루 앞마당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무예24기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며 느낄 거리는 이제 보는 관광에서 체험하는 관광으로 변모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행궁 앞 광장은 우리 시민과 관광객 수천명이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현재 관광객 동선을 살펴보면 성곽을 중심으로 한 두 시간 둘러보고 가는 그룹과 행궁 옆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행궁 관람과 신풍루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관람한 후 시간이 나면 성곽 주변을 돌아보는 그룹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런 당일치기 관광스타일로는 수원 화성 내부 상권이 살아나기 힘들다. 수원 화성이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하루 또는 이틀 정도 숙박을 하며 수원 화성을 둘러보는 체류형 관광 상품이 많이 개발돼야 한다. 수원 화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 재래시장도 들러 보고 우리나라 화장실 문화의 산실인 수원지역 화장실 투어도 재미있음직 하다.
아울러 관광객이 수원 화성 구석구석을 관광하기 위해서는 장안문과 팔달문을 잇는 팔달로를 관광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보행자 전용 도로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당장 실행하기 어려우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보자! 이렇게 함으로써 수원 화성 중심부에 많은 관광객이 접근할 수 있다. 지금은 화성열차를 타고 성곽 주변을 보고 가지만 이렇게 하면 다양한 이동 수단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둘이서 탈 수 있는 자전거, 전기로 가는 관람차, 마차, 장안문에서 팔달문까지 왕복으로 다니는 프리버스(Free Bus) 나 전차, 2층 버스 등도 생각해 볼 만하다. 이렇게 다양한 이동 수단을 타 보는 것만으로도 관광객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 있다.
또한 보행자 전용도로 지하 약 1킬로미터 정도를 3개 층 정도 파서 지하 3층에는 수원 화성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전용 주차장으로, 지하 2층에는 관광객을 위한 주차장으로, 그리고 지하 1층에는 1790년대 중반 수원 화성이 축성되었을 당시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서 그 때 양식으로 지어진 상가나 공방에서 물건을 직접 사고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 또한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행궁 앞 광장 지하를 활용해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면 더욱 좋겠다. 밤낮으로 일어나는 많은 문화 체험과 전천후 공연 그리고 전시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설렌다. 이러한 시설들은 수원 시민과 수원 화성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문화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
체류형 관광을 위해서는 지금 운용하고 있는 사랑채와 같은 숙박 기능의 증설도 필요하다. 기존의 러브호텔(?)들을 잘 개조해서 가족형 호텔로 만드는 것을 제안한다. 물론 이런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사업을 하는 동안 피해를 보는 주민들에게 추후 지하상가 입주권 등 혜택을 주는 것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지역 주민들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다면 참여와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상권이 살아나야 주민들도 수원 화성 회복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관 주도형 정책보다는 주민 중심의 자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