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문화와 민족성

이세재 평택청북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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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욕심에는 권력욕과 명예욕, 금욕, 성욕, 식욕 등이 있다. 이중에서 가장 첫째가는 욕심은 생존에 관계되는 식욕이 아닐까. 먹는 욕심,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존재한다. 우선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시급하여 하루만 굶어도 식욕이 생긴다.

옛날에는 식량이 확보 안 되어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살아왔고, 원시시대에는 사냥과 수렵으로 연명해 왔다. 우리도 한때는 춘궁기에 보릿고개가 있었다. 6·25 한국전쟁 이후에 우리의 잔치음식에는 막걸리와 국수에 콩나물과 김치면 최고였다. 애 어른 할 것 없이 많이 먹어 배만 부르면 잘 먹었다고 말했다.

먹는 음식에는 영양도 있지만 병균과 독(毒)도 있다. 모든 병은 먹고 마시는 데에서 발생한다. 음식을 많이 먹어 위장병이 생기고, 고기를 많이 먹어 심혈관 계통의 질환이 생기고, 술 담배를 많이 하여 각종 암이 발생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람의 병은 너무 많이 먹는 데서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학자는 음식 먹는 식습관을 다음과 같이 논하고 있다. “일본인은 눈과 손으로 먹고, 중국인은 입으로 먹고, 미국인은 머리로 먹고, 한국인은 배로 먹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 의미를 살펴보면, 일본음식은 정갈하고 보기가 좋아 눈과 손으로 즐기고, 중국음식은 맛이 있어 입으로 즐기고, 미국음식은 자신의 건강과 영양을 생각하며 머리로 먹고 즐기는데 반해서, 우리는 가난에 배고파서 맛과 영양도 모르고 무조건 많이 먹어 배만 부르면 된다는 식의 음식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배로 먹는다는 말이 나왔으며, 음미해 보면 맞는 것도 같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배고픔이나 영양실조 보다는, 많이 먹어 배부름에 비만이 생기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는 맛과 자신의 건강을 생각해서 골라 먹는 영양식의 음식문화가 정착 돼야 한다.

건강과 영양을 생각하여 머리로 먹어야 할 것이고, 맛과 위생을 생각하여 입과 손으로 먹어야 식중독을 면 할 것이고, 값싸고 질 좋은 음식을 골라 먹어야 건강하게 오래도록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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