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슬기를 키우자

/이세재 평택청북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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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지혜와 슬기가 있고, 말과 불을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이다. 학교마다 지혜로운 사람, 슬기로운 학생을 키운다고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목표와 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를 빌리면 지혜란 미혹(迷惑)을 끊고 부처의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힘을 말하고, 슬기란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달아 시비(是非)와 선악(善惡)을 정확하게 가려내고 처리하는 능력을 말한다.

사리판단과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중요한 척도는 자신이 보는 생각과 판단이다. 이 판단은 자의적이기보다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며 사실에 근거하고 인간의 양심에 호소하면 더 정확할 수가 있다. 정확한 판단의 준거 자료는 체험과 독서의 양에 비례한다. 사람은 독서와 대화를 통해서 모든 것을 간접 경험하게 되고, 체험을 통해서는 직접 느끼고 인지하며 생각을 키우게 된다. 법관과 의사들은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책을 읽는가.

미국이나 달 나라를 가보지 못 했고, 의사가 아니기에 인간의 뱃속을 직접 볼 수는 없더라도, 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서 냄새를 잘 맡고 소리를 잘 듣는 동물이 있다면 개를 열거할 수 있고, 눈이 가장 밝아 멀리 10여㎞까지 볼 수 있고 냄새를 잘 맡아 3㎞ 밖의 오아시스도 알아낼 수 있는 동물이 있다면 낙타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동물들은 보고 들을 수는 있지만, 내용을 판단해 대처하는 능력은 인간보다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사람은 산 너머 물속에, 땅속에, 적군의 진지 속에 가보지 않고도 무엇이 있는가를 알 수 있는데 비해 낙타는 아무리 눈이 밝아도 알아내지 못한다. 사람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상대의 마음과, 100년 후의 일까지도 예견할 수 있다. 이는 바로 생각하는 지혜와 슬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혜와 슬기는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독서를 통해 자신의 간접경험을 넓히고, 체험을 통한 직접경험을 하면 자기 나름대로의 판단과 사고, 대처하는 능력과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이세재 평택청북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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