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이 변화하고 있다

김종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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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기원은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양을 기르던 목동들이 끝이 구부러진 나뭇가지로 돌멩이를 날리는 민속놀이가 구기로 발전했다는 설과 기원전 네덜란드에서 어린이들이 실내에서 즐겨하던 콜프(Kolf)라는 경기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한국의 경우 근대적 의미의 골프는 1897년 원산의 북부항 해변에 6홀 규모의 골프장이 영국인들에 의해 조성됐는데 일부 상류계층만이 이용하던 놀이였으며, 1990년대에 들어와서 일반 국민들이 이용하는 대중적인 스포츠로 발전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골프장이 고독성 농약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환경의 사각지대로서, 부자들만이 이용하는 사치스러운 놀이터로 생각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골프장에도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아름답고 깨끗한 친환경사업장’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생태계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원래의 모습을 보전하면서 이미 변형된 상태를 환경친화적으로 복원하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친환경골프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고독성농약은 물론 사용이 금지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환경오염이 없는 목초액, 미생물제제, 유기질비료 등 친환경농자재 사용을 자율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연구원에서는 농약살포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1990년초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골프장의 농약 검사를 시작했다. 골프장 농약을 처음 조사할 때에는 무분별하게 농약을 사용한 사례가 많아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듣기도 했지만, 그동안 꾸준하게 농약검사 및 기술지원을 실시한 결과, 수년전부터 골프장에서는 금지된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용이 가능한 농약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골프장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아니라 관광, 휴양, 여가활동과 국민건강을 위한 장소로 인식되고 있으며, 나아가 각 지역의 관광명소로서 고용창출과 지역주민을 위한 시민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점점 삶의 여유가 생기고 여가와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골프장이 국민들로부터 더욱 사랑받는 이웃이 되기 위해서는 농약사용을 자발적으로 줄이고, 환경친화적인 무독성농약을 사용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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