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공여지 반환에 관해

전미애 경기북부예총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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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경기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를까.

경기도의 주한미군 공여 구역 현황을 보면 오는 2012년까지 반환 예정인 경기북부 미군 공여구역의 면적을 모두 합치면 1억4천470만㎡에 달한다고 한다. 동두천에서는 빨리 나가라고 아우성이고 평택에서는 하루빨리 들어오길 바라고 있다하니, 동일한 땅이지만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국방부는 반환 미군 기지들을 매각해 미군 이전 비용으로 쓸 계획이고 지자체들은 싼값에 넘겨받아 개발할 구상에만 몰두하고 있는 듯 하다. 행정 구역 절반가량을 미군 기지가 차지하고 있는 동두천의 경우 그럴 만도 하다.

직업 근성일까, 나는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한 반환 공여지 활용과 정부 지원금 활용에 있어 특별히 예술분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미군들의 군화냄새가 진동하고 그들이 지금까지 마신 맥주냄새 만큼이나 쾌쾌한 우리의 땅에 이제는 가장 ‘우리다운 것’을 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만의 것을 만천하에 알릴 수 있도록 우리의 가락과 우리의 춤사위를 다른 곳이 아닌 바로 그곳에서 볼 수 있도록 문화의 장을 건설해야 하고 그러한 곳에 우리의 혼을 쏟아 부어야 한다.

동두천은 무려 58년간 시 면적의 42%를 미군기지로 내주면서 정신적, 경제적인 고통을 감내해 온 지역이다. 이제는 지역민들에게 환원해줘야 하지 않을까?

미군기지 이전이 당초 2012년에서 2016년으로 연기된다는 소식에 자치단체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지역 개발의 차질뿐 아니라 이에 따른 수천억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하니 치열한 역사속의 희생자인 이 지역 주민들의 애환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조속히 해결돼야 할 것이다.

오랜 세월동안 국가 안보라는 이름아래 희생된 이 지역 주민들에게 되돌려줄 것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전미애 경기북부예총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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