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아 각 대학이 새로운 해를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모든 대학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으나, 올해 공통적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가 국제화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이제는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국제 세계의 틀 안에서 움직이고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대학도 세계의 대학들과 경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대학에 대한 평가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모 신문사의 대학 평가는 이제 모든 대학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평가로 자리잡았는데, 여기에서 국제화 평가 점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또 다른 신문사가 아예 영국 The Times지와 손잡고 국제적인 평가를 하겠다고 나섰다. 이 평가는 세계 다른 대학 관계자들의 평가에 높은 배점을 배정했다. 이래저래 대학의 국제화는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다.
따라서 각 대학이 외국인 교원 초빙, 외국인 학생 유치, 영어 강의 확대, 교환 학생 증대를 주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목표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질높은 외국인 교원이 많으면 당연히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교환 학생이 많으면 학생들에게 국제적인 안목을 높일 수 있다. 영어 강의는 학생들에게 글로벌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방안들이 지나치게 평가의 지표를 위해 변형된다는 것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외국인 학생 유치가 우수한 외국인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점점 줄어들고 있는 국내 입학생 수를 상쇄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편으로 활용된다. 모 대학은 영어 강의 비율을 높인답시고 영어와 우리말 강의를 섞어서 해도 영어 강의로 간주한다고 한다. 외국인 교원 초빙 역시 정작 우수한 교수들은 우리나라를 기피하고, 종종 질 낮은 교원들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래서는 국제화라고 말하기가 부끄럽다.
이제는 대학의 국제화에 대해 질적인 고민을 할 때가 됐다. 영어 강의 비율이나 외국인 비율과 같은 숫자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정한 국제화는 우리의 대학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특화, 차별화할 때 자연스럽게 외국인 교수가 오고, 외국인 학생들이 찾는데서 이루어진다. 그러한 준비 없이 숫자에 매몰될 때 설익은 국제화의 병폐가 대학을 멍들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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