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융합과 지역 신문

김대호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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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법과 방송법 개정을 포함한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논의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 민주당을 비롯해, 언론 관련 학회들도 모두 각각 공청회를 잇달아 열고 미디어 관련법을 다루고 있다. 미디어 관련법의 핵심은 미디어 융합을 제도화 하는데 있고, 따라서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논쟁에서 지역 신문이나 지역 언론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 있다. 그렇다면 지역신문은 이번 미디어 관련법 논의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일까?

전반적인 미디어 산업의 어려움은 지역 미디어 전체에도 해당된다. 우리 지역의 모 신문사의 경우 지난 해 가을 이후 경영이 크게 악화되었으며, 신문사 내부 갈등도 심각한 상황이다. 또 최근에는 경인방송의 대표가 적자 등의 이유로 사퇴하였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광고 수입의 감소 등은 신문과 방송을 막론하고 우리 지역의 미디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다.

여기에서 미디어의 핵심적인 가치를 생각해보자. 미디어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공익에 봉사하는 데 있다. ‘나폴리’라는 미디어정책 학자는 공익을 구현하기 위한 세부 개념으로 사상의 자유 시장, 보편적 서비스, 그리고 지역주의를 꼽았다. 사상의 자유 시장은 다시 다양성과 경쟁으로 분화된다고 설명하였다. 그러므로 미디어의 핵심 가치인 공익에서 지역주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그렇다면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논의에서도 지역주의의 관점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중앙의 미디어에만 국한해서 보아서는 안된다. 지역의 신문, 방송 역시 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지역의 미디어가 강해져야 하고, 더욱 활성화 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역 신문과 지역 방송, 지역 케이블TV 간의 상호 겸영의 문제도 고려할 문제이다. 미디어 산업의 속성으로 볼 때,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게 된다. 지역 미디어도 지역주의에 충실한 역할을 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규모의 경제를 가져야 한다. 미디어 융합은 지역 미디어에도 해당된다는 말이다. 우리 지역의 신문, 방송, 케이블TV 등이 이제는 겸영과 규모 확대 등을 통해 생존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지역 언론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것이 공익을 위한 미디어의 존재 이유에 충실할 수 있는 방안이다.

/김대호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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