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조응래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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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대형 국책사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1월6일에는 국무회의에서 녹색성장전략에 고용창출 정책을 융합한 ‘녹색 뉴딜 사업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4대강 살리기, 녹색 교통망 구축 등 녹색 SOC 분야, 그린 카·청정에너지 보급, 자원 재활용 확대 등 저탄소·고효율 산업기술 분야, 에너지 절약형 그린 홈 확산, 쾌적한 녹색 생활공간 조성 등 친환경·녹색생활 분야 등에 2012년까지 50조원을 투입하여 95만6천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일주일 뒤인 1월13일에 개최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미래기획위원회에서는 2013년까지 7조3천억원의 정부 재정과 90조5천억원의 민간투자를 통하여 10개 신성장 동력 분야를 육성한다는 ‘신성장 동력 비전 및 발전전략’을 발표하였다. 신성장 동력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탄소저감 에너지, LED 응용, 그린수송시스템, 방송통신융합산업, IT 융합시스템, 로봇 응용, 신소재·나노융합, 바이오 제약·의료기기, 콘텐츠·소프트웨어 등이다.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연달아 발표되다보니 정신이 없을 정도이고, 과연 무슨 돈으로 이 사업들을 추진해 나갈지 의문스럽기도 하다.

미국의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경제의 침체는 우리나라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수출을 기초로 하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로 볼 때, 세계경제의 침체는 수출 둔화를 유발하고 그에 따라 내수시장도 침체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도산, 대규모 실업사태가 점점 늘어나 IMF에 버금가는 혹독한 시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그동안 우리는 지식기반 서비스업이야 말로 국가경제를 이끌어 가는 산업이라 생각하였지만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금융 산업의 붕괴는 다시 한번 제조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주었다.

경기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IT, 자동차 산업 등이 특화되어 있는 지역이다. 그동안 수원 삼성전자, 이천 하이닉스, 파주 LG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전자산업뿐만 아니라 광명 기아자동차, 화성 현대자동차, 평택 쌍용자동차 등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다. 최근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기업의 존폐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난 것이다. 지금은 경제전반이 침체기에 있기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어떤 산업을 발전시켜야 우리나라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매일 같이 계획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사업이 진행되는 그 기간 동안만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이 우선되어 그동안 투자우선순위에서 뒤에 밀려 있던 사업들이 성급히 추진된다면 향후 유지, 관리에 엄청난 재정투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투자효과를 면밀히 분석하여 일자리 창출이 안 되더라도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천천히 추진하는 것이 국가 전체적으로는 바람직할 것이다. 앞으로 10년, 20년 우리나라의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탄소저감, 수질처리,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한 녹색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수질오염이 심각한 중국의 하천을 정화하기 위한 기술개발, 대체에너지의 개발 등 세계적인 녹색성장 기조에 맞춰 녹색기술을 개발할 때 우리 기술의 해외수출이 가능해 질 것이다. 고급의 인적자원과 기술개발에 필요한 충분한 공간을 갖고 있는 경기도가 녹색기술 개발에 앞장 설 때이다.

/조응래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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