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김명욱 수원시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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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정부는 대통령담화를 통해 우선적으로 비상경제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하고, 전국의 공무원들을 불러모아 상반기내에 전체 예산의 2/3를 집행하라고 엄한 명령을 내렸다. 돈 빨리쓰면 추경에 또 주겠다고 당근까지 제시한 상태이다.

미국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제위기는 그동안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해왔던 허약하고 불안정한 경제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지만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에 천착하는 분위기는 어디에도 없다. 오직 대규모 토건사업을 통한 경제살리기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양 호들갑을 떨지만 실제로 위기가 기회로 전환 될 수 있는 묘책이라고 기대를 거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대규모 토건사업은 대기업이 원청을 맡아 실제 중장비를 보유한 하청에 일을 맡길 것이고, 그러면 건설노동자들의 고용증대에 일정하게는 기여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다만 건설노동자 중 상당수는 외국인근로자들이 많아 내수경기진작에 큰 도움이 될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고, 관급 공사라는 것이 책임이 중요한데 돈은 미리 지급하고 하청이 부도가 나면 공사의 차질이 발생할 소지도 크다. 경기 부양도 좋지만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밀어 부쳤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경제위기는 오히려 자영업자들이 피부적으로 많이 느낀다. 서비스업종의 경기부양정책이 마땅이 없는 듯 하다. 연말 송년회가 대폭 줄어서 오히려 평상시보다 더 힘들다고 울상을 짓는 상가를 많이 봤다. 대규모 토건사업에만 집중하는 것보다는 서비스업종, 서민복지분야, 그리고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공공부문에서의 고용안정 등 보다 국민들 품으로 섬세하게 파고들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기 바란다.

견인불발(堅忍不拔)이라는 말이 있다. “굳게 참고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라는 뜻이지만 오히려 “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정도를 걷는다”라는 속뜻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대통령의 담화에서 위기라는 말이 29번 나왔다고 한다. 위기일수록 신뢰를 쌓고 국민과 소통하는 민주주의가 경제위기를 돌파하는 근본적인 대안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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