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시 걸맞는 스타디움

김대호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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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런던에는 수 많은 경기장이 있다. 국내에도 인기가 높은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 리그 소속 구단 중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4개 팀은 대단히 훌륭한 각자의 스타디움을 가지고 있다. 그 중 유명한 구장이 아스날의 홈 구장으로 2006년 개장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이다. 중동의 에미레이트 항공사가 2021년까지 이름을 사용하기로 하고 공사비를 대서 건축한 스타디움이다.

그러나 런던에는 또 다른 명물 경기장이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웸블리 스타디움이 그것이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런던 올림픽과 런던 월드컵을 치뤘고, 영국의 국가 대표 축구팀 A매치 경기가 열리는 영국의 홈 그라운드와 같은 곳이다. 그러나 이곳은 세계적인 대규모 공연이 열리는 공연장으로 더 유명하다. 1985년 유명한 자선공연인 Live Aid, 2007년 다이애나 비 서거 10주년 추모 공연 등이 모두 웸블리 구장에서 열렸다.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웸블리 구장에서 공연하는 꿈을 꾼다. 더욱이 이들 경기장 주변은 그야말로 하나의 문화 타운이다. 수 많은 샵과 볼거리들이 전세계인을 유혹한다. 인터넷에는 머나먼 우리나라에서도 이들 경기장 투어를 마치 성지 순례하듯이 다니는 젊은이들의 무용담으로 넘쳐난다. 경기장을 단지 스포츠만 열리는 곳으로 보는 것은 낡은 시각이다. 이제 경기장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문화의 공간이며, 경제적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거대한 시장이다.

2014년 인천의 아시아경기 주경기장을 새로 건설하는 것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인구 275만의 도시에서 기존의 문학경기장 한 개의 경기장만으로 자족한다는 것은 세계적인 도시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 인천은 그 규모에 맞지 않게 문화적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도시이다. 더욱이 문학경기장은 남부에 있고, 새로운 경기장은 허허벌판에서 신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미래의 인천을 보여줄 서구에 건설할 예정이다. 서북부와 남부의 균형있는 발전을 지향하는 미래의 전략에도 맞아 떨어진다. 그러한 문화적 인프라는 지역을 품위있게 만든다.

더욱이 최근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안되고 있으며, 그 중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1순위로 등장하고 있다. 아시아 경기대회 주 경기장 건설은 이제 하나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명품 도시에 걸맞는 명품 스타디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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