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배

김우영 수원시예절교육관장
기자페이지

희망찬 다짐을 하고 시작한 2008 무자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좀 더 열심히 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 소의 해에는 소처럼 말없이 부지런히 일하면서 모두가 함께 어려움을 이겨 나가기를 기원 한다.

2009년 새해를 맞아서 그동안 바쁘게 살면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일가친척 분들도 서로가 만나서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새해가 되면 세배를 하게 되는데 귀여운 손자 손녀들이 한복을 곱게 입고 “할아버지, 할머니 세배 드리게 앉으세요”하는 경우를 간혹 본다. 이것은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명령을 하는 말이 된다. 그냥 아랫사람은 어른을 뵈오면 세배를 드릴 장소가 크게 불편하지 않은 곳이라고 생각되면 그냥 조용히 절만 하면 된다.

특히, 절을 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 역시 맞지 않는 일이다. 덕담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내리는 것이지 아이가 어른에게 하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절을 하고 나서 어른이 앉으라고 할 때 까지는 잠시 서 있는 것이 바른 일이다. 어른이 자리에 앉기를 귄하면 공손한 자세로 앉아 덕담을 듣고 어른이 묻는 말씀이 있으시면 또박또박 대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 간에 세배를 할 경우 경기도 지방에서는 남자는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동에서 서로, 여자는 할머니를 중심으로 서에서 동으로 한다. 부부간에는 서로 동시에 맞절을 한다. 이렇게 가족세배가 시작되면 할아버지, 할머니는 먼저 상석인 북쪽 자리에 앉고 자손들이 큰절을 겹절, 즉 남자는 2번 절하고 여자는 4배를 한다.

형제들과 그 배우자간에는 평절로 맞절을 한다. 세배를 마친 후 할아버지 곁에 큰형이 앉고 할머니 곁에도 맏동서 앉으면 차례대로 둘째, 형제간에 또 배우자간에 평절로 맞절을 한다. 결국 제일 어린 아이는 자기의 웃어른인 아버지 어머니에게 세배 할 때까지 반복해서 절을 하게 된다.

웃대는 앉아서 받고, 같은 세대는 서서 맞절 또는 답배를 한다. 이렇게 세배를 하면서 형제간의 정을 돈독히 다지며, 가족 간에 일체감과 일가친척과도 같은 뿌리임을 자연스럽게 알아가 서로 힘든 일을 나눈다면 자연스럽게 화목한 가정이 될 것이다.

/김우영 수원시예절교육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