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아침에 출근을 한다. 아파트 출입구에 있는 폐쇄회로카메라에 내 얼굴을 확인하고 출근을 한다. 지하철입구에 다다르면 또 다른 카메라가 내가 지하철에 들어가고 있음을 구간별로 확인을 하면서 찍어둔다. 어느 역을 몇 시 몇 분에 들어가고 있고 지하철을 타고 나서 어느 역에서 내렸는지 신용카드 결제로 확인을 하고 지하철역을 빠져나오면서 다시 폐쇄회로카메라에 내가 어느 출입구로 나가는지 실시간 감시를 당하면서 걸어나온다. 그리고는 다시 편의점에 가서 내가 무슨 물건을 어느 지역 편의점에서 샀는지 얼마를 썼는지를 카드사에 알리고는 출근을 한다. 물론 출근을 하면서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기에 통신사에서는 내가 어느 기지국을 통과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 본다.
병원에 출근을 해서 컴퓨터를 켜면 환자진료기록부가 열린다. 그 프로그램으로 내가 출근을 해서 진료를 시작했다는 것을 DUR(drug usage review, 약물 사용감시) 시스템을 통해서 알리게 된다. 환자들은 언제 도착을 해서 몇 시에 진료를 마치고 갔는지 컴퓨터에 다 기록이 될 뿐만 아니라 무슨 약을 썼는지도 자료로 남게 되고 이러한 모든 자료는 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할 때 넘겨지도록 되어 있다.
이렇듯 우리는 이미 생활의 많은 부분을 감시 아닌 감시를 당하고 살고 있고 내가 원하지 않은 정보도 나도 모르게 많이 알려지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액과 내역을 보면 어느 위치에서 무엇을 주로 사는지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내가 앞으로도 어떻게 구매를 하게 될지 예측이 되어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이 될 거다. 좀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이러한 정보가 한곳에 통합 관리 된다면 더욱 위험하게 이용될 수도 있는 부분이 있겠다.
개인정보의 보호를 늘 외치면서도 정작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병원정보 뿐만 아니라 내 생활의 모든 부분이 하나하나 기록되어 지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건강보험공단에서 대부업체에 개인정보가 흘러갔다고 한다. 참으로 걱정이다. 병원 혼자만 개인정보보호를 잘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개인정보보호는 늘 홀대받지 않을까.
/문철원 굿모닝통증비만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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