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의 길

서승범 삼성전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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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회사에 출근하면 8시~8시5분 사이에 삼성 건강체조, 8시5분~15분 삼성그룹 사내 방송 시청을 하고 팀원들이 모두 모여 하루를 활기차게 열기 위해 팀별 구호를 외치고 구호를 외치기 전 일자 별로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평소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 및 공지사항 전달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어느 날 내 발표 차례를 깜박하고 아무 생각없이 방송 시청 후 팀원들에게 얘기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모두들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고 있는데 매우 당황스러웠고 순간 무슨 말을 할까 하다 고민 중에 아침 출근 길에 라디오에서 전세계 유명인 중 큰 업적을 남긴 인물에 대해 소개했던 사연이 문뜩 떠올랐다. 바로 현대그룹의 신화를 일으킨 고 정주영 명예회장에 대한 얘기였다. 정주영 회장이 청년 시절 공사판에서 숙식을 하며 지내다가 어느 날 잠을 자고 있는 데 자신의 몸에 빈대가 기어 다니면서 몸을 간지럽혀서 잠을 이룰 수가 없어 고민을 하다 탁자 위에 올라가 잠을 자면 빈대가 오지 못하겠지 라고 생각을 하고 잠을 청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빈대가 자신을 공격해와서 유심히 관찰해보니 빈대가 천장을 통해 자신에게 오고 있음을 확인하였다고 했다. 이때 정주영 회장은 평소보다 일찍 기상을 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명심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정주영 회장이 느낀 점은 저런 사소하고 하찮은 미물도 한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저렇게 안간힘을 쓰는데 사람이야 더 할 말이 있겠냐고 생각하였다고 했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위대한 사람은 다르긴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났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주영 같은 상황에 닥쳤으면 아마 빈대를 어떻게 제거하고 편안히 잘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팀원들에게 갑작스럽게 정주영 회장 얘기를 하면서 우리들에게 모두 주어진 목표 및 미래의 찬란한 인생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며 당황스러운 순간을 모면하였었다.

그 후에도 가끔 정주영 회장의 얘기가 떠올라 내 자신 스스로를 경각시키는 얘기로 기억되고 있는 것 같다. 정주영 회장의 저런 비범한 생각과 즉각적으로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이 인생을 역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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