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연말연시를 위해

김우영 수원시예절교육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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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다짐과 함께 시작한 무자년도 어느새 한 장의 달력만을 남겨 놓고 있다. 세월의 빠름을 다시금 절감하게 된다. 이맘 때면 왠지 마음이 바빠진다. 바빠지는 것은 마음뿐이 아니다. 연말연시에 송년회, 신년회 등 여러 가지 모임이 잦아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이면 보통 자연스레 외식과 술자리로 이어지곤 한다. 먹고 마시는 일의 즐거움은 어디에도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일인 동시에 사람이 살아가는데 빼놓을 수 없는 기본 요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예절이 더욱더 중요하다. 그래서 옛 조상들은 예절공부의 시작은 밥상머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했던 것이다.

특히 같은 상에서 음식을 먹을 때는 아무 말을 하지 않더라도 나 혼자만을 생각하거나, 내입에 들어가는 것만을 생각하지 않고, 부모는 자식을, 자식은 부모와 형제를 배려하는 것이 진정한 밥상머리교육이며, 테이블매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부모가 챙겨 주는 것만 먹는 아이의 경우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지 못한다.

학교 선생님만이 선생이 아니라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은 선생이 될 수 있다. 그것을 알면 밖으로 나가서 어딜 가든 타인을 지켜보며 배울 점과 배우지 말아야할 것들을 알아차리는 힘이 생긴다.

요사이 핵가족화 때문인지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녀들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녀의 응석을 그대로 받아주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공공장소에서 떠들거나 뛰어다니며 소란을 피워도 ‘기죽인다’며 그냥 바라만 보는 부모도 많다.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다 해 주니 공공예절은 물론 음식예절을 배울 기회가 적어지는 건 당연하다.

예전엔 모든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어른 됨을 알리고 또한 술을 배우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익혀나갔다. 술은 정다운 사람과 청담을 나누며 술맛과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술은 어른들과 같이 마시면서 배우라고 했다. 그것은 항상 긴장하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서 마시라는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항상 애주가는 과하지 않게 그러나 분위기는 즐기면서 술을 마신다. 연말연시 모두가 건강을 생각하며 즐길 수 있는 모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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