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미술관 건립 필요

조진식 수원시립미술전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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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의 도시’로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나, 유독 미술관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지원책은 미약한 상황이다.

더욱이 수원시는 경기도의 수부도시로서 문화적, 경제적으로 다른 지역의 어떤 도시보다도 월등하게 도약하고 있다. 그러나 외향적으로 비춰지는 도시의 발전규모에 비해, 그 도시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시설인 ‘미술문화 공간’은, ‘수원미술전시관’과 수원청소년 문화센터와 장안구민회관 전시관 그리고 몇 개의 대안공간 뿐이다.

이에 비해 현재 안산시에는 ‘경기도립미술관’이 있고, 용인시에는 ‘백남준 아트센터’가 있다. 그리고 부산과 광주 그리고 대전은 시립미술관을 건립하고 학예실을 정비하여 자체적인 지역미술을 꽃피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을 뿐만 아니라, 시립미술관이 한 지역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적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현대는 문화산업이 세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미술문화처럼 정치·경제적 상황에 민감한 예술장르는 시민들과 같이 소통하면서 하나의 도시를 세계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그 대표적인 예로서, 쇠퇴해가던 바스크 정부의 공업도시에 미술관 하나를 유치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문화도시로 거듭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나의 미술관이 도시의 이미지를 바꾼다는 것은 피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제 하나의 정설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처럼 미술관은 지역 내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산해 낸다.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미술관의 설립은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유동인구를 증가시키며, 시민들의 문화의식을 고취시키고 자긍심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인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워주고, 지역문화의 역사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기능을 한다.

수원시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인식해야 할 것은 지역의 경제발전이 미술관 건립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원시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인 미술관이 생겨날 때 비로소 수원시의 문화와 경제가 발전을 거듭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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