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중소기업

정영성 고양기업인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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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중소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들 ‘하루가 여삼추 같다’고 한다. 연초부터 몰아 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값의 폭등으로 큰 홍역을 치렀고 계속되는 원달러 환율의 고공 행진 등 불확실한 여건은 기업 환경을 갈수록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 부동산 침체와 금융부실서 비롯된 금융위기는 유럽에까지 번지며 전 세계를 대공황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우리 경제도 환율이 급등하고 주식이 곤두박질치는 등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기업하는 사람으로서는 여간 곤욕이 아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애로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고용의 80% 이상을 떠맡고 있으면서도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구호는 그야말로 구호에 그칠 뿐 실질적으론 그렇게 인색할 수가 없다.

중소기업은 구조상 종으로나 횡으로나, 또 기업들과 지원 기관들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중소기업들 간의 횡적 관계에도 협력모델이 있고 대기업과의 종적 관계에도 상생모델이 있다.

최근 몇몇 대기업들이 현금결제를 확대하는 등 중소기업과 함께 하는 경영을 펼치고 있으나 아직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 주변의 반응이다.

특히 금융권 등 지원기관과는 분통터지는 일이 더 많다. 한국은행의 8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대출 증가액은 1조8천억원으로 전 달 5조5천억원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금융위기의 여파가 실물경제에까지 닥치는데도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의 돈줄을 죄고 있다는 단적인 지표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융권이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강화하고 금리를 올리면서 자금사정이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얼마 전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해 정책자금을 추가 지원하고 키코(KIKO)로 손실을 입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신규 대출이나 출자 전환 등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뒤늦은 감은 있으나 일부 혜택을 받는 기업들은 돈가뭄을 다소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부 의지가 대기업 위주로 흐르지 말고 중소기업에게도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

정영성 고양기업인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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