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이 편리한 경기도를 기대하며

조응래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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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0일부터 서울과 경기도를 운행하는 광역버스를 이용할 때에도 환승할인 혜택을 받게 되었다. 한 사람당 연간 50만원의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하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07년 7월 서울과 경기도를 운행하는 일반버스, 마을버스, 지하철·전철간에 환승할인이 이루어졌을 때 많은 대중교통 이용객들이 환영하였다.

지금은 언제 그랬냐 싶지만 한때 경기도의 대중교통은 참 불편했다. 시 경계를 넘나드는 버스를 탈 때면 버스 운전기사한테 어디를 가는지 알려줘야 했고, 기억력 좋은 기사는 요금표를 다 외우고 있다가 내야 할 요금을 알려 주곤 하였다. 타는 사람마다 목적지를 물어봐야 하니 승차시간이 오래 걸려서 정류장 정체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서울은 환승할인이 2004년 7월부터 이루어졌는데 경기도는 2007년 7월 이전까지는 환승할인이 이루어지지 않아 서울주변 도시에서는 환승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혼잡한 서울버스를 골라 타는 일도 생겼다. 불과 1년 3개월전 경기도 대중교통의 모습이었다. 이제는 이러한 문제가 다 없어지고, 승객은 이동한 거리만큼만 요금을 내도록 바뀌었다. 민선 4기 경기도가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고 하면 많은 도민들이 대중교통 환승할인을 꼽고 있다.

광역버스 환승할인까지 이루어진 이 시점에서 경기도의 대중교통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버스노선 체계의 개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장거리를 다니는 광역버스가 동네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는 현재의 노선체계는 바뀌어야 한다. 도시간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버스노선은 직선화하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버스와 환승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간선도로를 운행하는 버스의 통행속도를 높이기 위해 버스전용차로를 확대 운행하여야 한다. 노약자와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저상버스도 확대해 나가고, 도시에 있는 정류장에는 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정보표지판도 확대 설치할 필요가 있다. 농어촌지역에는 버스운행 시각표를 정류장에 설치하여 하루에 몇 대 다니지는 않지만 언제 오는지 시각만이라도 알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예산과 관련이 있다. 그동안 경기도에서는 일반시내버스 환승할인에 1천20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였는데, 이번에 광역버스 환승할인까지 실시하게 되면 내년부터는 1천5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민에게는 정말 필요한 서비스이지만 그에 따른 비용도 엄청나다. 외국의 경우는 대중교통을 정부에서 제공해야 하는 기본 서비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중교통 운영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중앙정부의 교통예산을 도로건설에 우선 투자하고,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에 대한 예산지원은 부족하여 광역자치단체 자체예산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치고 있는데, 승용차 위주의 교통체계보다는 철도와 버스 중심의 교통체계로 변화시킬 때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향후에 경기도의 대중교통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나가기 위해서는 자체 예산도 안정적으로 투입되어야 하겠지만, 중앙정부로부터 대중교통 운영과 관련한 예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2010년쯤에는 경기도의 대중교통이 훨씬 더 편리하게 개선되어 있기를 희망한다.

조응래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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