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에 핀 눈망울 꽃

방광업 경기도시공사 경영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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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에 핀 눈망울 꽃¶/경기도시공사 경영관리본부장 방광업¶¶세상은 참으로 신비롭다. 모든 꽃은 봄에 피고 가을엔 지고, 해는 아침에 떠서 저녁에 지는 것이 자연의 섭리가 아닌가.

그러나 다른 나라들을 둘러보면 세상은 정말 놀라운 일들이 많다. 북유럽 노르웨이 트롬쇠 지역에서는 5월말에서 7월말까지는 한밤중에도 낮처럼 환한 백야가 이어지고 11월에서 이듬해 1월 사이에는 해가 뜨지 않는 어두운 밤이 계속된다. 또한 북반구와 남반구 지역에서는 지구와 달사이에서 일어나는 서브스톰으로 인해 밤하늘에 황록색, 보라색 등 갖가지 아름다운 빛을 내는 오로라가 비추기도 한다.

사람은 자신이 인식하던 사고의 범주를 벗어나 전혀 다른 현상이 일어날 때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된다. 몇 년 전 아내와 함께 유럽여행을 갔다. 스위스 베른주에 있는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융프라우산 정상을 전동차를 타고 올라갔다. 알프스 산맥으로 서유럽에서 가장 큰 알레치 빙하와 중생대 쥐라기의 석회암을 볼 수 있고 산 높은 곳에 있는 융프라우요흐 철도역을 지나면 스핑크스 전망대가 있다. 산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그림같은 집들과 자연 속의 경치는 달력에서 본 아름다움 그대로였다.

산 아래에는 푸른 초원이 펼쳐지고 중간부분부터는 온통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흰 눈 속에 조그마한 꽃들이 피어 있지 않은가. 세상에 차가운 눈 속에서 꽃이 피다니 그것은 거짓말 같은 현실이었다. 한겨울에 제일 먼저 땅을 뚫고 나오는 하얀색의 새생명을 잉태한 눈망울 꽃, 긴 어두운 밤을 지나 새벽의 찬란한 햇살을 맞으며 한겨울 눈속에서 피어나는 어여쁜 꽃이다.

결혼후 처음으로 아이들 키우느라 고생만하던 아내와 함께 융프라우에서 신비롭고 경이로운 눈망울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하늘이 내려준 큰 선물로 무한한 행복을 느꼈다. 행복은 경제적인 여유와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생각을 부유하게 가지면 삶도 행복해 질 것이다.

사람은 마음이 새롭고 순수해지고 싶을 때 문득 낯선 곳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낯선 곳을 가면 우리는 경이감과 인생의 새로움을 느끼고 거울 속에 비친 진실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또한 가슴 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사랑의 눈망울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방광업 경기도시공사 경영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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