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홍용술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장
기자페이지

우리나라의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제조업이 크게 위축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과 동남아에 대규모로 진출한 결과이다. 서비스업에 대한 기대치까지 감안한다면 제조업은 이제 우리 곁에서 멀어지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전체고용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2007년 기간중 20.3%에서 17.6%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제조업의 실질 부가가치 비중은 29.4%에서 34.5%로 상승했다. 의복, 가죽, 섬유, 목재 등 경공업이 크게 감소하고 화학제품, 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의료정밀기계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혹자는 우리나라에서 제조업을 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말한다. 제조업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기는 끝났다는 것이다. 중국 등과 경쟁하기도 쉽지 않고 장기적인 아이템 찾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생산과 고용유발 효과가 크고 불확실한 경제환경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산업의 성장동력원인 제조업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지금 우리는 미국발 금융 쓰나미를 실감나게 목격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과 보험사들이 줄줄이 부실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지 않은가. 세계경제가 휘청거리다 못해 공황상태인 것처럼 보인다. 과다한 주택대출이 원인을 제공했지만 첨단 금융기법에 대한 과신이 단단히 한 몫 했음도 우리는 알고 있다. 리만브라더스 2만6천명, 메릴린치 6만명의 직원들은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도입하고자 하는 선진 금융기법으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지도 모른다고 한다.

제조업이라고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지만 실물이 받쳐 주기 때문에 맥없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이것만은 알고 넘어가자. 잘사는 나라, 흔히들 선진국들은 제조업을 아주 잘 보듬고 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위스를 관광으로 먹고 사는 나라 쯤으로 본다. 하지만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공업화된 나라이다. 금융중심지이자 무역항인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가장 공업화된 나라인데 1인당 제조업 생산고는 한국보다 35%, 미국에 비해 18% 높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 제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의 먹거리는 제조업에서 찾아야 한다. 단단하기 때문이다. 금융서비스와 IT의 거품을 보면서 말이다.

홍용술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