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분주한 일상이 가득한 현대인은 휴일이면 그나마 도심을 벗어나려는 듯 바쁘게 외곽으로 빠져나간다.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도심 가득한 현란한 간판 색채에 익숙해진 탓인지 현대인은 색채감이 둔감하다.
늘 보아오던 색채인데, 요즘의 우리는 오방색이 무엇인지조차도 알지 못한다. 오방색은 유채색인 파랑, 빨강, 노랑과 무채색인 하양과 검정색 5가지 색으로, 파랑은 동쪽과 봄, 매화를 상징하고, 빨강은 남쪽과 여름 난초를 상징한다. 노랑은 중앙과 땅을 상징하고, 벼의 풍년을 의미한다. 하양은 서쪽과 가을 그리고 국화, 빛의 근원인 하늘을 상징한다. 까망은 어두움 그리고 겨울을 상징하고 북쪽을 의미한다.
이처럼 우리의 선조들이 정한 오방색은 자연의 색인 동시에 생활 속에서 그 절기에 따라 각기 따른 특성과 의미를 가진 색이기도 하다. 또한 사방을 모두 상징하는 대표 색이기도 하며, 계절과 자연의 색채의 고유색을 대표하기도 한다.
이제 우리의 삶에서 현대에 맞는 새로운 오방색을 창조적으로 되찾아야 한다. 어르신들의 그림 속에 담겨진 색채에는 우리의 오방색이 담겨 있다. 어르신들이 생활 속에서 사용하던 색채가 그대로 어르신들의 그림 속에서 새롭게 되살아나고 있다. 어르신들의 그림 속 색채가 지난 시절의 삶을 반영한 색채라면, 젊은 세대의 색채에는 앞으로 나아갈 부분의 창의성을 엿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느껴진다. 우리의 삶이 그래왔듯이 과거의 삶과 오늘의 삶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전통사회와 현대사회의 문화가 적절히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창조적인 문화가 피어나기를 기대하며 색채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이러한 것은 결코 시장에서 살 수 없는 것이며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영 실버아트센터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어르신들 삶이 고스란히 그림이 되고, 우리의 색채로 드러나고, 문화로 드러난다. 여기에 우리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찾고 오늘에 의미 있는 우리의 것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그렇게 찾아가는 여정이 영 실버아트센터에서의 활동을 통해 조금씩 드러나는 것이다. 옛 것과 오늘의 것이 적절히 어우러져 새로운 문화의 전형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그것이 새로운 문화 창조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그것을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것을 통해 작은 문화의 씨앗을 만들고자 한다. 오래 전 우리 삶 속의 오방색은 오늘의 의미를 가지는 새로운 오방색과 문화로 거듭날 것이다.
신현옥 치매미술치료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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