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수 없는 평행선

이재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안성지부장
기자페이지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 이행을 촉구하는 북한과 성의 있는 대화를 촉구하는 우리 정부, 남과 북은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인가.

최근 북한의 입장이 매우 곤혹스러워 보인다. 미국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 삭제를 촉구하면서 핵 신고서 검증을 미루고 있으며, 지속된 흉년으로 인한 식량난은 더이상 원조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에 있다.

북한 당국이 우리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거부하고 있지만 민간차원의 지원은 받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세계식량계획(WFP)도 5억달러에 상당하는 식량지원을 결의하고 우리 정부에 3차에 걸쳐 지원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10년만에 다시 대두되고 있는 북한의 붕괴론이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두 선언을 포함한 모든 남북간 합의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이행방안을 협의하자”면서 대화의 물꼬를 열어 보려 노력하면서도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서는 세계식량계획(WFP)의 3차에 걸친 지원 요청과 일부 국회의원들의 식량지원 재개 주장에도 함구한 채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인도적 차원에서의 식량 지원은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었으며, 새로 임명된 이기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대북 식량지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등 여러 정황에 따르면 시간의 문제이지 인도적인 대북 식량지원은 조만간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여러가지 사안들에 대해 남북간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쉬운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협상의 성패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같다. 서두르기 보다는 남북관계나 대내외 정세가 뒤틀리고 심하게 꼬일지라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인내하면서 대화를 통해 신뢰를 두텁게 하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을 것이다.

지금은 만날 수 없는 평행선처럼 보이지만 언젠가는 서로 의지하면서 하나 되어 함박웃음을 지을 순간이 멀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지나친 낙관 때문일까.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