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문화

김경한 경기복지미래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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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경기도 공동모금회 지원으로 미국의 LA 공동모금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경기도와 인구는 비슷한데 이웃돕기 모금액은 무려 100배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함께 방문했던 모든 분들이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모금된 돈은 저소득층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하고, 시민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사회복지시설을 설립하고 운영하는데도 사용되고 있었다. 사회복지는 정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렇게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저력이 위대한 미국을 만드는 초석이 되었고, 사회복지 선진국이 되는 지름길이었으며,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의 원천이 아닐까?

우리나라도 콩 한 톨도 나누어 먹는다는 옛말이 있듯이 넉넉하고 푸근한 인심으로 마을 공동체를 일구어왔지만, 갑자기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화 되면서 새로운 환경적 변화에 전통적 나눔 문화가 접목되지 못하고 표류하더니 급기야 계층간의 갈등과 세대간의 단절현상으로 사회를 각박하게 하고 있음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시민들의 사회복지 욕구가 증대하고, 각종 시민단체가 목소리를 내면서 자원봉사자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나눔 문화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은 퍽 다행한 일이다.

나눔은 세상사 무엇이던, 어떤 상황에서건 나눌 수 있지만 크게 대별하면 마음 나눔, 물질 나눔, 문화 나눔 정도이겠다. 우리의 마음은 샘물과 같아서 퍼내면 퍼낼수록 고이게 마련이니 따뜻한 마음, 거룩한 마음, 행복한 마음 등 긍정적 마음을 이웃과 나누고, 내가 가진 작은 것-금전이든, 육체든- 소외된 이웃에게 다가가 함께 어울리는 것이 물질 나눔이고, 문화 나눔은 영화, 연극, 콘서트 등 문화적 각종 행사를 어려운 이웃에게 관람권을 제공함으로써 문화소외를 해소하는 또 하나의 나눔 방식이다. 분명 나눔은 미래의 행복을 예치하는 무형의 예금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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