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을 가꾸는 사람들¶/방광업 경기도시공사 경영관리본부장¶¶아침에 출근 하면 늘 사무실 창문 너머를 바라본다. 직장이 도심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데도 인근에 큰 공터가 있어 앞이 훤하여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지난 이른 봄이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하나둘씩 공지 안을 드나들었다. 아마도 풀들이 나 있고 간혹 봄나물들이 자라서 나물을 캐나보다 했다. 어느 날 자세히 보니 공지가 군데군데 따비밭 모양으로 맨흙들이 보이고 며칠이 지나 파란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아마도 사람들이 옛 시골에서 살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텃밭을 만들고 푸성귀를 가꾸는 것 일게다.
그들은 계절별로 고추, 콩, 옥수수 등을 심었다. 어느덧 고추가 붉게 물들고 옥수수가 그들의 키보다 커 아이 업은 아낙네의 모습이 되었다. 요사이 늦여름의 작열하는 뙤약볕은 곡식들을 무르익고 살찌우리라.
도심속의 텃밭, 그것은 자연 속에 생명을 키우며 메마른 세상에 사람 사는 정취를 느끼게 한다. 우리는 텃밭의 생명들로부터 자연의 법칙과 잃어버린 삶의 진실을 찾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씨앗을 심고 거두는 적기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일찍 씨를 뿌려도 또 늦게 거두어도 안되며 모든게 다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 중요한 자연의 섭리를 망각하고 왜 늘 바쁘게 무엇엔가 쫓기며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 결과 우리가 진정으로 얻은 것은 무엇일까.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뿌린대로 거둔다는 사실이다. 씨앗을 뿌리지도 않고 수확을 꿈꾸는 사람들, 씨앗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고 사는 사람들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국가와 한 지역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 기업의 CEO,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말과 행동을 달리하고 있지는 않은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우리 모두 진실한 마음을 바탕으로 삶의 기본질서를 바로 세워 선진미래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텃밭은 우리에게 인간중심의 이기적이고 경쟁이 아닌 자연중심의 공존하는 사고가 중요함을 가르쳐 준다.
텃밭에서 자라는 모든 농작물들은 흙과 거름, 바람과 물과 햇빛 그리고 미생물 등이 아니면 살지 못한다. 경쟁의 삶을 버리고 공존의 삶을 찾아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하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함을 말이다. 나는 오늘 아침도 창문 넘어 텃밭을 바라본다. 아침 햇살이 텃밭 옆 바람결에 흔들리는 가로수 잎 사이를 비추며 어디선가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방광업 경기도시공사 경영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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