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 ¶/유승호 한국의사회 고문, 금촌성심의원 원장¶¶국어사전에 있는 ‘시기와 질투’의 정의를 보면 시기(猜忌)는 시샘하여 미워함, 질투(嫉妬·jealousy)는 남을 부러워 하는 감정이나 그것이 고양된 격렬한 증오나 적의라고 돼 있다. 두 단어가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시기는 자신의 마음 속 주관적인 상태를 가리키는데 질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상대방이 느낄 수 있는 객관적인 감정의 표출상태를 가리킨다.
분노(憤怒)하고 미워하면서 화(禍)를 내는 것도 파괴력이 있고 커다란 문제를 야기하겠지만, 대상에 대한 은근하고 간접적인 시기와 질투도 이들에 못지않은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다.
‘상대에 대해 분노하는 것도 굉장한 잔인함을 지니며 거대한 물결처럼 휩쓸고 지나가지만, 시기하는 자(者) 앞에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성경 속의 지혜라는 ‘잠언’의 한 구절이다.
무릇 인간이 복잡하고 치열한 세속의 삶을 살아가면서 시기와 질투가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오히려 시기와 질투가 조금 있다면 그것은 생활에 촉매적 자극을 주는 활력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나도 저렇게 해야 되겠구나’라든지 ‘나도 저런 것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등 마음 속에 이런 노력과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더 커지면 마치 불과 같아서 조그만 불쏘시개가 불꽃이 되고, 불꽃이 화염이 되고, 화염이 내 집뿐 아니라 남의 집까지 활활 태워 잿더미로 만드는 엄청난 문제로까지 발전한다.
‘시기심이란 다른 사람들도 자기처럼 실패하기를 바라는 소모적 욕망’이란 격언이 있듯 이러한 시기와 질투의 깊숙한 이면 속에는 자기자신에 대한 열등감이 잠재되어 있다. 상대방과 비교해서 느끼는 상대적 열등감과 원래 자신은 남보다 못하다는 절대적 열등감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시기와 질투가 더 커지는 것 같으면 먼저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고 반성해야 한다. 시기와 질투가 지나쳐서 도를 넘게 되면 인간이 갖고 있는 생산적인 동력을 잃어버리게 되고 더 나아가 이것이 파괴당하고 무너지게 되면 마지막에는 자신의 파멸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시기와 질투는 적당하게 절제할 줄 알아야 하고 어느 순간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은 한 번 죽는 것이 아니라 경쟁자가 갈채를 받을 때마다 죽는다’라는 중세 수도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말처럼 시기와 질투를 적당히 조절하는 현명함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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