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 저력은 의지력?

이재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안성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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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의 저력은 의지력?¶/이재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안성지부장¶¶어떻게 이런 일이? 레나테 홍여사가 47년만에 남편 홍옥근씨와의 포옹하는 장면은 슬픔과 희망을 교차시키며 오랜 그리움과 기다림의 결실을 맺었다. 47년간을 남편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녀가 한 일은 실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집념과 의지의 승리였다. 해방과 함께 다가온 분단의 슬픔이 이토록 저리고 아플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번의 만남은 아직도 상봉을 기다리는 많은 노년의 이산가족에게도 가느다란 희망의 빛줄기를 이어주는 감격적인 사건이었다.

10·4 정상회담의 결과로 우리는 기차를 타고 평양을 거쳐 압록강을 건너 북경올림픽을 응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 꿈은 실현되지 않았다. ‘비핵·개방·3000’ 정책을 내세우던 현 정부는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으로 변화를 모색하며 대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흔적이 역력하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한미 정상회담에서 매우 민감한 북한인권에 대한 성명을 다루면서도 기술적으로 접근을 하고 있으며, 6자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부분을 분명히 하는등 강온 양면정책을 전개하면서 대화와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침탈에도 불구하고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온 우리 민족의 저력은 무엇인가. 침략과 억압에 굴하지 않고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역경을 이겨낸 우리 민족에게는 보이지 않는 힘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리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남과 북이 서로 상생하고 공영의 길로 나서기 위해서는 일방통행이 있을 수 없다. 우리 정부는 보다 전향적으로 북한과 대화의 채널을 열고 신뢰를 쌓아가려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며, 이에 북한도 ‘통미봉남’ 정책을 포기하고 대화의 진정성을 보여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남한 뿐만아니라 북한도 변화되어야 할 부분은 바꾸어 주어야 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남북은 서로 대치를 하면서 힘겨루기를 할 때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대승차원에서 통일시대를 대비해야만 한다. 독일인이지만 레나테 홍이 보여준 의지력은 우리 민족의 저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며 그것이 남북을 이어주는 통일의 맥이다.

이재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안성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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