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없는 찜통더위가 주는 교훈

오중구 에너지관리公 경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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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찜통더위 속에 정전이 되는 아파트들이 속출한다. 정전이 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노후 아파트로 입주 당시 설치한 변압기가 소비 전력을 견디지 못해 폭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여름밤 아파트 주민들은 어떻게 보낼까. ‘전기가 없던 시절로 돌아갔을까’ 질문해 보지만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다.

우선 냉장고에서 흐르는 물을 닦고, 재미있게 보던 TV드라마를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학생들은 책도 보지 못하고, 잠자리에 누워서는 더위에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열대야 속에서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전에서는 매년 전력사용량의 최고치 기록이 경신되었다고 발표한다. 아무리 전력 생산량을 늘려도 아파트가 그 비싼 변압기를 몇 해마다 교체하기 전에는 점차 노후되는 아파트에서 이런 정전사태는 계속될 것이다. 우리가 그저 남의 일인 양 바라보기 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전기를 절약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름철 전기소비량이 많이 늘어나는 것은 냉방기기의 사용이다. 가끔 백화점이나 은행에 들어가면 춥다고 느낄 정도로 냉방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냉방은 우리 몸에 냉방병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전력낭비 또한 크다. 여름철 냉방온도를 1℃ 높이면 약 7%의 전기가 절약된다. 따라서 여름철 적정 냉방온도인 26~28℃를 지켜 준다면 전기절약뿐 아니라 냉방병을 줄일 수 있다. 광고효과 때문에 대낮에도 매장이나 식당에 조명등을 켜 놓는 경우가 많은데 고효율 조명등으로 교체하는 것이 전기절약의 방법이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등도 고효율 조명등으로 바꾼다면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새고 있는 전기도 찾아서 절약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은 전기 플러그를 통해 낭비되는 전력은 한 가구당 연간 306kWh 가량으로 약 3만원 가량이 된다. 여름에는 정수기의 냉수전원을 끄고 냉장고에 정수물을 넣어 냉수를 만드는 것도 전기절약 방법이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조금은 귀찮고 불편할 수 있지만 관심을 가지고 쉬운 것부터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 절약은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에너지가 고갈되었을 때 불편을 없게 하기 위한 지혜일 것이다. 전기가 끊어져 괴로웠던 때를 교훈삼아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올 여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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