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교육의 중요성

이준섭 광문중학교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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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文體)는 곧 그 사람이다”라고 프랑스의 박물학자 뷔퐁은 문체론에서 말했다. 이 말은 ‘글은 바로 그 사람의 인격’이란 뜻일 것이다. 글은 쓴 사람의 인품은 물론 정신 세계를 가장 진실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글로 주고 받기를 좋아했다. 조선 명종 때 부안 기생인 매창(梅窓)은 당시대 유희경, 허균(許筠) 등과 서신교환(요즘의 펜팔)으로 정신세계 뿐만아니라 남녀간의 애뜻한 사모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동문학가 이원수와 최순애도 10여년간 편지를 주고받다 사랑하게 돼 결혼했다. 이들도 편지쓰기로 문학창작의 열정을 북돋아주며 정신적 사랑을 나누었다.

일기쓰기로 정신병을 치료했다는 보도도 있었고, 펜팔로 교제해오다 결혼하여 살아가고 있는 부부도 여럿 있다. 특히 암(癌) 환자에게 좋은 글 읽기와 쓰기는 그 어떤 항암치료보다 더 효과 있다는 내용도 소개하고 있다.

내 경우에도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일기쓰기 검사를 받으면서 습관이 된 일기쓰기는 나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또한 젊은 날의 내 정신적 고뇌와 갈등을 치료해 주었다. 글쓰기는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물결처럼 일어나는 여러 갈등과 번뇌를 이상세계로 이끌어주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요즘 학생들은 이렇게 좋은 글쓰기를 외면하는 경향이 많다. 시험을 본다니까 마지못해 논술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논술이라는 게 책을 많이 읽되 깊이 있게 읽자는 것인데 책은 안 읽고 논술쓰기 공부부터 하고 있으니 답답한 현실이다. 여기에 음란 인터넷문화가 학생들 정신을 멍들게 하고 있으니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학교 교육에서 글쓰기 지도의 중요성을 깨닫고 모든 학생들이 많이 읽고, 생각하고, 쓰도록 지도해야 한다. 글쓰기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배설작용이다. 날마다 먹고 마시며 오줌싸고 똥싸고 땀흘리는 배설작용을 할 때마다 상쾌함과 행복감을 느끼듯 글쓰기도 똑같다. 특히 사람의 정신세계를 정화시켜주고 밝게도 해줄 것이다.

각종 음란물로 인한 정신적 갈등을 치료하는 데도, 가족간의 갈등과 화합을 위해서도, 친구들과의 갈등, 선생님과의 갈등 치료에도 글쓰기는 확실한 치료 효과가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더 나아가 성장하는 우리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우아한 인격 형성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확신한다.

학교에서 국어시간 뿐만아니라 기회만 닿으면 글쓰기를 지도해 학부모의 지나친 기대심리나 각종 음란물에 멍들어가는 우리 학생들의 정신건강 증진에 한층 힘써야 할 때임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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