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스승의 날이 가까워지면 매스컴에서는 긍정적인 이야기보다는 교사의 자질문제나 촌지와 관련된 불미스런 이야기 등이 보도되어 우리 모두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래서 스승의 날을 아예 가정학습의 날로 정하여 논란의 여지를 없애는 학교들도 있다.
선생님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 필자로서는 이러한 세태가 참 씁쓸하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많은 선생님들을 만났다. 내 기준에 흡족한 분도 계셨고 그렇지 않은 분도 계셨다. 그러나 내 기준에 조금 못 미치는 선생님들도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셨을 거라고 생각하면 크게 유감은 없다. 장애가 있는 둘째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이다. 그 아이를 위해 애쓰셨던, 그리고 수고하고 계시는 많은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늘 감사하고 머리가 숙여진다.
특수교사들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여건에서 장애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특수학급의 정원이 일반학급의 3분의 1. 인원이 너무나 많다. 우리 아이들이 어찌 세곱절 만큼만 힘들게 하겠는가. 그래도 그 분들은 불평없이 더 많이 가르치고 지원하고자 애쓰고 계신다. 통합학급을 맡고 있는 교사들도 마음으로 사랑하고 아끼며 보살펴 준 분들이 많았다. 내 기준에서 훌륭한 교사는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가의 여부다.
다른 학부모들도 모두 나처럼 자기기준에서 교사들을 판단할 것이다. 그래서 완벽한 교사상을 그려놓고 거기에 미흡하면 자질부족 등의 이유로 비난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교사들도 사람인지라 능력은 천차만별이고 타고난 개성도 다양할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열심히 하고 계시는 분들께는 좀 부족하다 싶어도 아낌없이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학부모의 도리를 잘못 생각해서 벌어지는 안타까운 일도 있다. 극소수의 촌지수수 사례가 마치 전체의 일인 양 확대 해석되어 스승의 날이면 마음부터 불편해지는 선생님들이 많으시다 한다. 자신의 자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건넨 촌지가 일부 교사에게는 촌지교사라는 오명을, 전체 교사에게는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한 것은 아닐까.
어디 그 뿐인가. 학부모의 교사 폭행은 이미 뉴스에서 볼 만큼 보아와서 더 이상 특별한 기사거리도 아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 분들도 교사이기 전에 한 인간이다. 부모들이 먼저 선생님들을 마음으로 예우하고 존경한다면 그분들도 진정한 사표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허미자 장애인부모회 수원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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