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을 설치하는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된 직후부터 ‘로스쿨’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인기 검색어로 떠오르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에서는 법학적성시험 강좌를 개설하는 등 조기열풍이 불었다. 이러한 로스쿨 조기열풍은 지난 4월7일 각 대학이 2009학년도 로스쿨 입학전형요강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되는 듯하다. 얼마 전 로스쿨 입학전형요강이 발표되고 처음으로 서울대학교에서 개최한 로스쿨 입시설명회에 재학생 및 졸업생 뿐 만 아니라 직장인들에 이르기까지 수백 명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각 대학의 로스쿨 입학전형요강에 따르면 대체로 가군과 나군으로 나누어 모집하고, 1·2단계의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각 대학들이 여러 요소들을 단계별로 고루 반영하고 있는 만큼 한 분야라도 소홀하지 않게 전 요소에 대한 고른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로스쿨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의 수와 수준을 고려하면 현재의 사법시험 못지않은 많은 준비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학원으로 몰려가고 있으며, 학원가는 벌써부터 로스쿨 시장이 1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학원에 가겠지만 암기 위주의 학원 수업이 사법시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로스쿨 입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법학적성시험은 광범위한 이해력과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이므로 수험생들은 학원수업을 통한 암기 위주의 준비보다는 평소 다양한 서적과 문헌을 읽고 항상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글쓰기 훈련을 통해 논리적 사고를 강화시키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한편 각 대학들은 입시요강에 혹여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 그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해 줌으로써 첫 시험에 임하는 수험생들의 혼란을 최대한 막아 줘야 할 것이다.
아주대학교 로스쿨은 모집인원 50명 모두 가군에서 선발하며, 전형을 1·2단계로 나누어 1단계에서 법학적성시험성적, 공인영어시험성적, 대학교학부성적을 종합, 일정 배수의 1차 합격자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심층면접을 시행하여 1단계 성적과 면접성적을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법학적성시험성적과 공인영어시험성적을 대학교 학부성적보다 우선시하며, 법학적성시험의 논술은 면접전형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체, 공공기관 등에서의 근무경력자, 회계사, 세무사, 의사, 한의사 등 각종 자격증 소지자, 일정 시간 이상의 사회봉사활동을 한 자 등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가진 자에 대해 면접 시 가산점을 부여한다. 한편 구체적인 점수산정 예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입시정보를 보다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다.
현재 로스쿨 지원자들 중에는 조기퇴직에 대한 불안,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 등으로 로스쿨을 그 돌파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듯하다. 현실에 대한 돌파구로만 로스쿨을 생각한다면 자칫 본인의 적성과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소홀히 할 여지가 있다. 장밋빛 미래만을 생각해 로스쿨 진학을 선택한다면 많은 경쟁과 비용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로스쿨은 결코 돌파구나 밝은 미래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로스쿨을 지원하려는 학생들에게 안정적 고수익의 전문직업인이 될 수 있다는 현실적 목표 보다는 ‘정의와 봉사를 지향하는 법률가, 창의와 혁신을 추구하는 법률가, 국제적 역량을 발휘하는 법률가’라는 아주대학교 로스쿨의 교육목표를 한번쯤 새겨 보기를 권하고 싶다.
백윤기 아주대학교 법과대학 학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