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장애인 혹은 장애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몇년새 장애인식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장애문제는 당사자와 가족의 몫이어서, 장애에 대한 이해부족과 잘못된 편견, 미흡한 복지제도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어려움들 중 장애인과 장애 가족들이 특히 견디기 힘들어하는 부분이 장애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선입견으로 차별과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경기도내 한 특수학교가 현재의 시설이 너무 낡고 비좁아 새로운 터를 마련, 이전하려고 하는데 동네에서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아파트값이 떨어진다며 현수막까지 내걸고 결사 반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장애시설이 들어설 때 마다 혐오시설이라고 동네에서 반대하는 일은 흔한 뉴스지만 학교까지도 혐오시설 취급을 받아야 하다니 장애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마음 아프고 야속하게 느껴졌다.
학교에서 장애학생이 짝이 되면 아이는 괜찮다는데 굳이 짝을 바꿔달라는 부모님의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때, 노골적인 호기심이나 혐오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의 끈질긴 시선과 마주하게 됐을 때, 억울하고 속상한 상황에 처하게 될 때마다, 나는 "부당하다!!”고 느꼈지만 늘 그저 속으로 삭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 순간마다, 관심과 배려가 어렵다면 그저 나와는 조금 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주거나 그도 어렵다면 차라리 무심하고 덤덤한 편이 훨씬 낫겠다고 생각했었다.
지체장애를 가진 교수님을 부모교육의 강사로 모셨던 적이 있다. 단지 몸이 좀 불편하다는 이유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다던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잊혀지지 않는다.
현재의 한자로는 거리낄 ‘장障’과 막을 ‘애碍’, 사람 ‘인(人)‘ 등으로 구성돼 거리껴서 거치적거리는 사람이란 뜻이므로 남보다 더 길게 오래 사랑해야 할 사람이라는 뜻인 ‘長愛人’으로 바꿔야 한다고 하셨다.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불이익과 상처를 받았으면 그런 생각까지 하셨을까 십분 이해되는 마음은 어쩜 장애 가족들만이 느낄 수 있는 동병상련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마음 한편으로는 교수님의 말씀이 속깊게 다가왔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障碍人이 아닌 ‘長愛人’으로 생각, 정말 오래도록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라 여기고 그렇게 사랑해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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