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부터 기업인 400명이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게 됐다. 오는 6월부터는 600명이 추가된다고 하니 모두 1천명에 이르는 기업인들이 공항 귀빈실을 사용하게 된다. 이 가운데 70%는 중소기업인들의 몫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3일 중소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항 귀빈실은) 정치인보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인들이 써야 한다”고 천명한지 3개월만이다. 그동안 공항 귀빈실은 국회의원이나 장관급에 해당되는 공직자 및 전임 고위직들이 사용해 왔다. 따라서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는 중소기업인들이 장관급 대우를 받는 게 아니냐는 기대 속에 시행여부가 관심의 초점이었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인들은 주로 최고경영자들로 공항 내 귀빈실과 귀빈 전용주차장 이용, 보안검색 및 출입국 수속시 외교관 전용통로 이용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투자유치 목적으로 초청한 외국 바이어들도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귀빈실 이용자들은 귀빈실은 무료로 사용하지만 국제전화나 팩스 등은 실비를 부담해야 하며 탑승구까지 안내되는 기존의 의전절차는 생략된다.
자신이 이용 대상자도 아니고 직접 관련도 없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인들 반응은 “Very Good”이다. 정부가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적잖이 발표했을 때도 시큰둥하던 중소기업인들이 불과 1천명도 안되는 중소기업인들이 공항 귀빈실을 사용하게 됐다는데 왜 쌍수를 들고 환영할까. 이는 그동안 발표된 정부의 정책이 장밋빛이지만 실현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거나 시행과정에서 변질되는 것을 많이 보아온 중소기업인들의 눈에 대통령의 의지가 속도감 있게 현장에 반영되는 장면이 비쳐졌기 때문이다.
이제 걱정은 두가지다. 속좁은 중소기업인들이 마치 장관이 된 듯 유세를 떨다 여론의 지탄을 받고 이번 조치가 없었던 일이 되버리는 경우다. 정부는 이러한 폐단과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해 공항 귀빈실 이용자를 2년마다 재선정하겠다고 하지만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라고 우려되는 바가 없지않다. 또 하나는 정부의 오해다. 마치 이번 조치로 중소기업 지원의 본론(本論)인양 오해하고 중소기업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정책을 등한시하는 경우다. 과거 홍보성 정책에 나섰던 정부들의 정책이 유야무야되는 과정이 걱정을 덜지 못하게 한다.
권재형 한국협업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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