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없이 학교 보내고 싶다

허미자 한국장애인부모회 수원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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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입학, 특히 초등학교 입학은 가족 모두가 기쁨과 설렘으로 준비하고 맞이하는 큰 행사이다. 필자도 큰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을 위해 아이보다 더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물들을 꼼꼼하게 챙기던 일과 입학식에서의 감격과 기쁨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반면 장애가 있는 둘째 아이의 경우 설렘과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 12년 동안 한 울타리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일관성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특수학교인가, 아니면 보통 아이들과 어울려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으며 지역사회로의 접근이 쉬운 특수학급에 보낼 것인가를 오랫동안 고민했다. 특수학급에 보내 통합교육을 시키기로 마음을 먹은 후에는 또래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은 아이를 1년이라도 더 교육시켜 또래들과의 차이를 줄인 후에 입학을 시켜야 하는 가를 또 걱정했었다.

요즈음의 특수교육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어울려 공부하는 이른바 통합교육이 대세이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나눠져 공부하는 분리교육은 더불어 사는 기회와 욕구를 제한한다. 장애인도 결국은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한데 어울려 살아가야 하므로 어릴 적부터 함께 생활하면 순수한 아이들은 장애인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 그들이 성인이 됐을 때 장애인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비장애학생들 역시 장애학생을 통해 인간의 다양성과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도울 기회를 갖추며 따뜻한 심성을 가진 전인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특수학급인가 학교인가를 고민하는 까닭은 상대적으로 특수학급의 여건이 열약하기 때문이다. 수원만 해도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가 64곳으로 양적으로는 증가했지만 통합교육을 위한 시설 및 학교의 태도, 교사 및 또래학생들의 준비가 부족해 학교차원에서 여건 및 문화점검, 장애인식 교육 등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좀 낫다고는 하지만 특수학교의 여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새롭게 제정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의 시행령 및 시행령규칙이 제대로 만들어져 좀 더 나은 특수교육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어디든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에 보내도 장애학생을 위한 여러가지 여건와 지원들이 잘 준비돼 안심하고 학교에 입학시킬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허미자 한국장애인부모회 수원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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