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시작’ 개성공단

전문순 경기신보재단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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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눈으로 하얗게 덮인 지난주 경기도 중소기업협의회 임원진과 함께 개성공단을 다녀왔다. 임진강을 지나 도착한 도라산 출입경사무소(CIQ)에서 북한 입경수속을 마치고 북한으로 출발했다. 출발 하자마자 펼쳐진 차창 밖의 비무장지대는 어제 내린 눈으로 온통 은세계였다.

안내하던 통일부 직원의 설명이 없다면 여느 지방 국도 주변이랑 다를 게 없는 분단의 슬픔을 간직한 곳이다. 길 양쪽 가로등에 표시된 노란색과 파란색 띠가 남과 북을 구분하는 유일한 표지이다. 출발한지 5분여만에 북측 CIQ에 도착했다. 바로 눈앞에 새하얀 개성공단이 우리를 맞는다. 예전 도라전망대에서 개성공단을 바라보며 정말 지척에 있구나 생각했지만 막상 와보니 정말 가깝다. 눈앞에 두고도 이리 오기 힘들었나 생각하니 분단의 아픔이 더 크게 가슴에 다가온다.

지난 2003년 6월30일 착공된 개성공단은 현재 1단계 100만평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현재 60여 업체에 북한 근로자 2만3천여명이 근무 중이다.

향후 공단 800만평, 배후도시 1천200만평 등 모두 2천만평이 개발될 예정으로 그 규모는 창원시와 비슷하다고 한다. 아직은 시범단지 3만5천평과 본 단지 일부에만 기업들이 입주돼 본격 개발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시 초기 입주기업 중 80%가 2년 연속 적자라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었으나, 우리가 개성공단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개성공단의 성공이 통일의 시작이요 통일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북한에 창원 규모의 신도시가 건설된다고 상상해보자. 이는 남북한이 통일에 버금가는 상호 신뢰와 냉전 해소가 되어야만 가능하다. 그러한 개성공단이 성공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통행·통관·통신 등 3통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고, 공단 확대에 따른 인력 수급과 인건비 상승 우려 또한 풀어야 할 숙제이다(북한근로자 급여는 월 60~70달러 수준). 또한,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도 한미 FTA 후속 협상 등을 통해 조속히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성공단 성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정부의 불확실성, 즉 정치적 위험의 해소로 북한 당국의 개혁 개방에 대한 적극적 노력과 핵 위험의 제거 등 신뢰 회복에 대한 노력이 성공의 핵심이다.

북한 기정동 마을의 165m 국기게양대에 통일의 깃발이 나부끼는 날을 그려 보며 개성공단을 떠나왔다.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화해와 협력의 꽃이 활짝 피는 날을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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