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내복

오중구 에너지관리공단 경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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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들 곁에서 사라져 버린듯한 겨울용품 중에서 요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 중의 하나로 내복을 꼽을 수 있다. 예전엔 직장에 들어가 첫 월급을 타면 어머님께 빨간 내복을 사드렸는데 이제는 아득한 추억이 된지 오래다. 한때 필자도 스타일 때문에 내복 입기를 꺼려했다. 그러나 나이가 이순(耳順)을 바라보면서 내복을 다시 입기 시작했다. 처음 입었을 때는 습관이 되지 않아 거북스럽고 부자연스럽던 내복이 2월 중순인데도 기온이 오를 줄 모르고 점점 내려가니 이제 본격적인 겨울을 실감하게 한다. 이처럼 강추위에 생각나는 게 내복이다.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내복들이 나와 있다. 목화에서 추출한 ‘오가닉코튼(원단으로 만든 내복에서부터 울 100% 원단으로 된 9부 내복), 7부내복, 입기 좋은 내복, 체온 손실이 큰 등과 가슴 및 배 부위를 두겹으로 처리한 맥반석 내복, 혈액 순환에 효과가 있다는 인삼 보온 내복 등까지 다양하다. 리서치 전문기관인 리서치랩이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에게 “내복을 입으십니까?”라고 물었더니 “입는다”는 사람은 고작 30%에 그쳤다. 안 입는 이유로는 과반수 이상이 옷맵시 때문이라고 한다. 겨울철 내복을 입으면 실내온도를 3℃ 정도 낮출 수 있어 에너지가 절약되고 난방을 적게 하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고 또한 실내외 급격한 온도변화로 인한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내복을 입는 일은 나 자신을 따뜻하게 해주는데다 실내온도를 낮춰 연료비를 절감해 결국 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선진국인 미국은 19.3℃ 이하, 영국과 프랑스는 19℃ 이하의 실내온도를 유지하며 생활한다. 독일은 자녀들의 강인한 체력을 길러주기 위해 일부러 추운 환경을 조성하기도 하고 프랑스는 실내 난방온도를 낮추고 스웨터를 껴입고 생활한다. 일본는 아직도 난방시설이 없는 아파트들이 많아 겨울철에는 히터를 켜고 두꺼운 점퍼를 입어야만 견딜 수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펼치고 있는 ‘난(暖) 2018’캠페인은 겨울철 난방온도 20~18℃ 지키기 위해, 올해로 3년째로 내복 입기를 실천하자는 범국민적 에너지절약 운동이다. 우리 모두 ‘난(暖) 2018’ 캠페인에 적극 참여해 멈출 줄 모르는 고유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한 겨울을 보냈으면 한다.

오중구 에너지관리공단 경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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