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대선 후보 중에 많은 이들의 흥미를 끈 분이 자신의 아이큐가 430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하여 필자의 학생이 자신의 카페에 글을 올린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이큐란 지능지수로서 정신연령을 생활연령으로 나누어 평균을 100으로 하고 표준편차를 24로 하는 정규분포를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흔히 머리가 좋은 사람의 아이큐는 높다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사람의 두뇌발달 정도를 측정할 때 아이큐라는 것으로 계수화해서 나타낸다. 어떤 값이 정규분포를 따른다면 그들의 평균으로부터 표준편차만큼 떨어져 있는 구간내에 데이터의 약 68%, 평균으로부터 표준편차의 두배만큼 떨어져 있는 구간내에 약 95%의 데이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확률변수가 정규분포를 따를 때 그 확률변수가 취하는 값의 범위를 확률로 나타내기 위하여 통계학에서는 표준화의 개념을 사용한다. 표준화란 한 값에서 그 값의 평균을 빼어 그것을 다시 표준편차로 나눈 값을 말한다. 즉 어느 사람의 아이큐가 76부터 124사이에 있을 확률이 약 68%이며 52부터 148사이에 있을 확률은 약 95%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달리 말하면 어느 사람의 아이큐가 52미만이거나 148을 초과할 확률은 5%미만이게 된다. 그런데 그 후보가 주장하는 대로 자신의 아이큐가 430이라면 그 표준화값은 20.6정도로서(평균으로부터 표준편차의 약 21배를 더한 만큼의 값) 사람들을 아이큐 순서대로 늘어 놓았을 때에, 그 후보의 점수는 학생의 표현에 따르면 안드로메다 성운 근처에 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지구 전체인구를 60억으로 가정하고 역으로 확률을 계산해 보았을 때에(이런 류의 문제들은 통계학 개론시간에 자주 다루어지고 있는 것인데) 위의 가정에 따르면 지구 전체에서 가장 아이큐가 높은 사람 즉, 60억분의 1에 해당하는 아이큐 점수는 약 250정도가 됨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에서는 다른 데이터들과 같이 놓여 있지 않고 홀로 떨어져 있는 데이터를 이상치(Outlier)라고 하며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다. 왜 저러한 값이 나왔는지 검토하고 혹 측정에 잘못은 없는지를 조사하게 된다. 현재 우리의 아이큐(평균이 100이고 표준편차가 24인 정규분포를 따르는)로서는 아이큐가 430이라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게 된다. 물론 그 후보의 다른 공약내용들도 범인들로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 후보가 자신의 아이큐를 430이라고 주장한 근거에는 아이큐가 170인 사람보다 문제를 2.5배나 빨리 풀었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큐가 170의 2.5배인 430(425를 반올림한 값)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억지가 아닌 가 싶다.
물론 정치라는 것이 일반 국민들에게는 쉬운 것이 아니고 정치인들이 하는 말들이 “아니면 말고”라지만 어느 정도는 사리에 맞고 어느 정도는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는 말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침을 열면서 머리 아픈 통계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드려 죄송하지만 아이큐가 430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같이 살고 있는 국민이라면 이 정도의 내용은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글을 맺어본다.
남경현 경기대 응용정보통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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