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을 찾아주는 길잡이

문애숙 고향주부모임 경기도지회장
기자페이지

네 안의 최고를 찾아라…. 필자는 요즘 어느 지인이 자필 서명한 책을 선물받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에는 단체생활을 하면서 자신감이 없거나 회의에 빠져 있을 때 또 다른 용기와 결단력 등을 끄집어 내주는 내용이 보석알처럼 나열돼 있었다.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 열매를 맺는다고 어르신들은 항상 말을 가려 하라고 말씀해오셨다. 필자는 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어떤 어려움에 부딪힐 때가 종종 있다. 자기 스스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때로는 생각만큼 좋은 결과가 없을 때는 실망스런 어조로 “나는 재수가 없나봐. 진짜 열심히 했는데”라고 말한다. 부모로서 정말 듣고 싶지 않은 말 중에 하나다. “아들! 생각 없이 말을 하면 못써, ‘나는 재수 있는 놈이다’라고 말하렴.” 그래야 재수가 있다고 노인네처럼 말해준다.

며칠 전 친구의 친정아버님이 별세해 장례식장에 조문을 갔었다. 호상이라 상주들도 꽤나 연세들이 들어 있었다. 친구랑 잠시 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하다 친구가 “야! 너 우리 올케 알지? 너의 큰 애 담임선생님이라고 네가 말했잖니?”라고 말했다. 옆 자리를 보니 10여년 전 뵈었던 큰 아들의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 하얀 상복을 입고 손님을 맞고 계셨다. 간단히 인사를 나눌 셈으로 먼저 아는 체를 했다. “선생님 혹시 6학년 OOO 학생 기억하시나요?” 선생님은 “그럼 아다마다요”하시며 반겨 주신다.

아들의 초등학교시절이 생각났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7살의 나이로 입학해 늘 어린 행동을 일삼아 걱정이 앞서는 아들이었다. 그런 아들이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가방을 내던지며 “엄마 선생님께서 나보고 과학자가 될거래”라고 말하며 좋아하던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왔다. 시험을 보아도 모두 잘 보았다 싶으면 꼭 한과목씩 말썽을 부려 가슴을 쓰리게 했었는데…. 성장해서도 종종 어릴 적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들을 생각하곤 했다. 선생님께서 아이의 안부를 물어 오신다. “제대하고 4학년 올라가는데 로봇과 모터를 만드는 연구실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대로 연구하는 게 본인 적성에 잘 맞는 것 같아요.” 선생님은 “그럴 줄 알았다”며 함께 기뻐해 주신다. 어린 마음에 선생님의 관심과 따뜻한 마음이 자신감을 심어줬고 잠재의식 속에 그 길을 향해 아이는 성장한 것이다.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졸업하고 또 다시 입학하는 시기가 됐다. 아무쪼록 필자 아이의 스승님처럼 아이에게 꿈을 심어주고 자신안의 최고를 찾을 수 있도록 길잡이가 돼 주시는 진정한 스승님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